‘고졸 신화’ 함영주 시대 열린다

입력 2022-02-1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내정자는 고졸 말단 은행원에서 시작해 입행 42년 만에 금융그룹 최고 리더십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불린다. 서울 명동 소재 하나금융 사옥(아래). 사진제공 l 하나금융

하나금융, 10년 만에 회장 교체…향후 과제는

3월 정기주총·이사회 거쳐 최종 선임
하나+외환銀 통합·ESG사업 총괄
행장·부회장직 수행하며 인정 받아
회추위 “그룹 핵심전략 이끌 적임자”
채용 관련 재판 등 법률 리스크 남아
차기 하나금융 회장에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내정됐다. 하나금융 회장이 바뀌는 것은 10년 만으로, 김정태 회장은 임기를 마치고 3월에 퇴임한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된 함 내정자는 고졸 말단 은행원에서 시작해 입행한 지 42년 만에 금융그룹 최고 리더십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불린다.


●하나·외환은행 성공적 통합 이끌어

하나금융은 8일 오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하나금융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으로,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함 내정자는 은행권 ‘고졸 신화’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956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주경야독으로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별명은 시골 촌놈. 시골 사람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타인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다 보니 생긴 별명이다. 좌우명은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다. 이를 토대로 한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영업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서울은행 수지지점장을 맡았고,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통합된 후에는 하나은행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 충남지역본부장, 대전지역본부장,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KEB하나은행장을 맡아 물리적, 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산통합과 교차발령 시행을 통해 양 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자산관리 등을 전행에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6년부터는 그룹 부회장을 겸직하며 은행뿐 아니라 계열사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넓혔다. 2020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의 전략, 재무 기획 등을 총괄했으며, 최근에는 그룹 경영의 핵심인 ESG 사업을 맡은 바 있다.

은행장과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함 내정자가 회장 직책의 최고 적임자라는 게 회추위의 판단이다. 그동안 회추위는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안정적으로 하나금융 성장을 이끌면서 디지털 전환, 글로벌화, ESG 등 그룹의 핵심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를 물색해왔다. 회추위는 “그룹의 ESG 총괄 부회장으로서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주주, 고객, 직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점도 높게 평가됐다”고 했다.


●법률 리스크·성장동력 확보 등 과제 산적


다만 3월 말 주주총회에서의 최종 선임을 앞두고 채용 관련 재판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행정소송 등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나마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해 11월 채용 관련 재판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과의 DLF 불완전판매 관련 중징계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것이 함 내정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추위가 함 내정자를 법률 리스크 해소 전에 일찌감치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한 것도 이런 사례를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을 이끌 함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도 즐비하다. 디지털 전환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적극적인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와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사업모델 모색,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이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함 내정자는 이미 검증된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을 꾀함과 동시에,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는 “함 내정자는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