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 심판위원 레스터 “한국 말산업 2만5000명 종사 놀라웠다”

입력 2022-02-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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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심판위원.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4년여간 한국활동 마치고 호주행
“한국 경마 발전위해 국제교류 필요”
한국마사회 소속 하이디 제인 레스터 심판위원이 4년여의 한국활동을 마치고 고국 호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레스터 심판위원은 1984년부터 1999년까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기수로 활동했다. 조교 중 낙마로 허리 부상을 당한 뒤 2005년부터 심판으로 데뷔해 본격적인 경마 전문가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4년 마카오 경마 근무와 호주 빅토리아 경견 심판을 거쳐 2018년부터 처음 한국 경마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경마 심판에 대해 “모든 말들이 인도적으로 대우받고 말과 기수들이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경주를 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공정하게 규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주 심판의 일상은 치열하게 돌아간다. 그동안 레스터 심판위원의 업무는 예시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예시장에서 말의 걸음걸이를 비롯한 이상 유무를 판별하고 관람대 심판실로 이동해 경주로 전체를 조망하며 말과 기수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경주에 임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이후 경주가 시작되면 기수들이 경주마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지 주의깊게 살펴본다. 동시에 각종 사고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레스터 심판위원은 한국경마에서 기억나는 경주마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블루치퍼, 서울의 단거리 강자들인 라온더파이터, 어마어마, 모르피스, 이스트제트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경마에도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고객들이 직접 경주를 관람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경주실황 생중계나 비대면 마권 발매 등 대체수단이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레스터 심판위원은 우리 경마계가 참고할 코로나19 극복 사례로 인도를 꼽았다. 인도 역시 코로나19로 경마가 약 4개월 동안 중단됐고 재개된 후에도 고객입장이 금지됐지만 인도 정부는 마권 발매를 위한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온라인 발매법안을 통과시켜 현재 코로나 이전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레스터 심판위원은 또한 “한국의 경마를 포함한 말산업 분야에 2만5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을 강조했다. 홍콩의 경마 시행체인 홍콩쟈키클럽(HKJC)의 CEO 윈프리드 엥겔브레트-브레스게스가 2020년 아시아경마회 기조연설에서 했던 “홍콩이 한국·일본 등과의 공동발매 계약을 추가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한국경마의 발전을 위해 국제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호주로 돌아가는 레스터 심판위원은 크리켓 리그에서 부패(비위)방지, 도핑방지, 경쟁보증 등의 분야에 중점을 둔 공정성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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