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목소리로 대중의 가슴을 울린 ‘포크의 여왕’ 조안 바에즈

입력 2022-02-13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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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바에즈의 데뷔 레코딩과 1962년 공연실황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아날로그 2LP와 2CD가 발매됐다.

조안 바에즈는 노래하는 인권운동가로 평가받는 미국 최초의 여성 포크가수이자, 1960년대를 풍미한 ‘포크의 여왕’으로 불린다.

그는 핵물리학자이면서 무기 개발에 끝까지 반대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를 따라 뉴욕에서 이라크의 바그다드, 다시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거쳐 메사추세스에 정착하기까지 겪은 다양한 경험은 그가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다른 태도로 풀어 나가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아버지로부터 전쟁이라는 것이 인류에게 끼치는 죄악을 배웠으며, 멕시코 출신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경험했다.

어린 시절 경험들이 그의 사상적 배경을 마련해 주었다면, 마지막으로 정착한 메사추세스는 조안 바에즈에게 음악적 길을 열어준 곳이다.

15살에 기타를 잡고 학교 합창단에서 노래를 시작한 그에게 당시 포크의 전설적 인물들이 자리했던 미국의 케임브리지와 보스톤의 지역적 환경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보스턴 대학에 진학하여 연극을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포크 음악에 경도된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포크 음악이 연주되는 커피하우스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1958년 18세에 첫 레코딩인 ‘Folksingers ‘Round Harvard Square’를 발매한다.

따스한 목소리로 대중의 가슴을 울리는 그의 매력은 폭발적이었다. 곧 시카고의 큰 클럽으로 옮겨 노래하던 그는 드디어 포크계의 등용문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새로운 포크 스타로 떠오른다.
이듬해 솔로 뮤지션의 자격으로 다시 한번 뉴포트 무대에 오른 그는 곧 포크 전문 레이블인 뱅가드(Vanguard)와 계약을 체결하고 앨범 ‘Joan Baez’를 발표한다. 앨범의 성공은 물론 ‘타임스’의 커버를 장식하는 등 내면을 파고드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포크 씬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지만 조안 바에즈는 상업성을 철저히 거부하고 포크를 대하는 초심을 견지했다. 1971년까지 뱅가드를 통해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저항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961년 ‘Joan Baez, Vol. 2’, 1963년 콘서트 앨범인 ‘Joan Baez in Concert 1, 2’, 1964년 ‘Joan Baez 5’ 등 온전히 통기타 노래로 만들어진 앨범을 발매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Donna Donna’, ‘Mary Hamilton’, 60년대 프로테스트 정신의 핵심으로 대접 받는 ‘We Shall Overcome’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발표된 노래들이다.

이번에 발매된 ‘Joan Baez Essential Works’ 2LP 4면은 1958년 데뷔 레코딩을 비롯해 그의 전성기의 네 개의 앨범에서 26곡이 선곡됐다.
모든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투쟁에 헌신한 가수이며, 사회운동가이자 평화주의자인 그의 전투적인 지원과 함께 당시 부상하고 있던 ‘포크운동’의 기반이 된 조안 바에즈의 전설적인 레코딩이다.

52쪽의 일러스트가 담긴 아트북과 함께 출시된 ‘Joan Baez 2CD + 아트북 (52쪽 양장본)’에는 국내에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로 소개되어 널리 알려진 ‘The river in the pines’, 밥 딜런의 노래 ‘Farewell, Angelina’ 등 1960년대 공연실황과 대표곡 46곡이 담겨있다

일러스트는 애니메이션 영화 ‘Dr Kill & Mr Chance, le 1er RealityToon’의 미술감독을 맡아 단편 영화상을 수상한 ‘윌 아구나스(Will Argunaz)’ 작품이다. 사회운동가인 조안 바에즈의 사실적인 묘사와 감각적인 구도를 사용한 일러스트를 선보인다.

포크는 메시지를 담은 지적 저항 음악이며, 또 소박한 사운드로 따스함을 만들어 내는 서정적인 음악이다. 그의 ‘소울메이트’ 밥 딜런(Bob Dylan)을 데뷔 시키며 밥 딜런과 함께 1960년대 포크의 중심에 서 있는 조안 바에즈는 50여년 음악생활을 반전과 인간 평등에 바친 저항적 지성인이다.

포크가수로는 유일한 8개의 골드레코드를 수상했다. 거친 세상에 맞서는 동시에 따스한 목소리로 대중의 가슴을 달랜 조안 바에즈는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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