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 발리예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밀라 발리예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금지약물 적발에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출전을 감행한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악마의 재능을 뽐내며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섰다.

이날 발리예바는 5조 2번째 선수로 출전해 기술점수(TES) 44.51점과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했다.

매우 높은 점수. 하지만 발리예바는 개인 쇼트프로그램 최고점(90.45점), 그리고 지난 6일 단체전 쇼트프로그램 점수(90.18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최고 스타인 발리예바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 앞서 열린 단체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하지만 단체전 종료 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싱글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이후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자격을 정지했으나 곧 철회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이에 발리예바는 싱글에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였으나 CAS는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 ‘도핑 양성 반응 통보가 너무 늦었다’며 발리예바의 싱글 출전을 허가했다.

단 IOC는 발리예바의 출전을 막을 수 없게 되자 ‘투명인간 취급’ 전략을 취했다. 우선 프리스케이팅 참가 인원을 25명으로 늘렸다.

이어 발리예바가 싱글에서 3위 이내에 들 경우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도핑에서 적발되지 않은 선수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발리예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신을 향한 시선에 부담을 느꼈는지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완벽한 연기를 보였다.

결국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을 전체 1위로 마쳤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선수 3명, 일본 선수 2명이 1~5위에 올랐다. 유영은 6위, 김예림은 9위에 자리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