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361주 천하 끝… 메드베데프에 랭킹1위 내준다

노박 조코비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 남자 테니스계를 주름잡던 ‘빅3’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 하나 더 벌어진다. 오는 28일 발표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 랭킹 1위를 넥젠(차세대)이 처음 차지하게 된 것.

현재 1위는 ‘빅3’ 중 가장 젊은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다. 지난 2020년 2월 3일 발표된 랭킹에서 1위에 오른 뒤 2년째 최고 순위를 지켰다.

조코비치는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이리 베셀리(123위·체코)에게 0-2(4-6 6-7<4-7>)로 졌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월요일 공개될 새 ATP 랭킹에서 조코비치는 현재 2위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에게 361주(역대 최장 기록) 만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조코비치가 1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다가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한 영향이 가장 크다.

반면 빅3(조코비치·페더러·나달)의 뒤를 잇는 차세대의 선두 주자인 메드베데프(26·러시아)는 지난해 9월 US오픈에서 우승한데 이어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준우승하면서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메드베데프는 2004년 2월 이후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앤디 머리(영국)를 제외한 선수 중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오르는 선수가 된다. 러시아 선수로는 예브게니 카펠니코프(1999), 마라트 사핀(2000-01)에 이어 세 번째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트위터에 러시아어로 “메드베데프는 진정 1위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축하했다.

멕시코 오픈에 출전 중인 메드베데프는 23일 파블로 안두하르(68위·스페인)를 16강에서 꺾은 뒤 “만약 1위에 오른다면, 그건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