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키 히데오 감독 블로그 캡처.

사카키 히데오 감독 블로그 캡처.


일본 영화계가 성폭력 피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미투(Me Too)’로 시끄럽다.

신작 ‘밀월’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를 연출한 사카키 히데오 감독(51)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4명이 나타난 것.

이들은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과 인터뷰에서 사카키 감독이 영화 출연 등을 미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사카키 감독은 4명 중 3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인정했으나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다른 1명과는 성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을 먼저 인지한 영화 ‘밀월’의 각본가가 제작사와 배급사 측에 감독의 성폭력에 관한 사실을 알리며 입장 정리를 요청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결국 25일 예정된 영화 개봉을 일단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카키 감독은 9일 밤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밀월’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제 과거 일이 기사화 돼 영화 제작을 위해 동분서주한 모든 분들과 무엇보다 영화 공개를 기다려 준 관객 여러분에게 폐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가족에게도 사과했다.

기사와 관련해서는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과거의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는 없다며 기사 내용을 일부 인정했다. 그리고 피해 여성에게도 사과했다.

사카키 감독은 1995년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1998년 연출한 작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연기와 연출을 겸하고 있다.

‘밀월’은 가정 내 성 피해를 다룬 작품이다. 사츠가와 아이미(33)가 주연을 맡았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