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렉카는 왜 그러고 사나 (‘그것이 알고싶다’)[TV체크]

입력 2022-03-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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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사이버렉카, 쩐과 혐오의 전쟁 편을 방송한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적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 1인 미디어들. 유권자들은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뉴스를 다양한 시각으로 만날 수 있었고, 그곳에 댓글을 달거나 실시간 토론에 참여하며 콘텐츠를 소비했다. 그야말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에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유튜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21년 2월 한 유튜버가 방송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가족은 사건 당시 초보 유튜버였던 최 씨가 자신을 비난했던 한 유튜버와 그를 따라 심한 비방 댓글을 올린 구독자들 때문에 몹시 괴로워했고, 그로 인해 라이브 방송 중 극단적 선택까지 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22년, 이번엔 유명 유튜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또한 최 씨처럼 사망 직전까지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난의 화살은 구독자 120만 명의 유명 이슈 유튜버 B씨에게 향했다. B씨가 A씨를 비방하며 이른바 ‘저격’하는 영상을 3차례나 올려 악성 댓글을 유도했다는 것. 유튜버 A씨의 사망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은 유튜버 B씨를 처벌해달라며 국민청원까지 올렸고, 일주일 만에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성 언론을 떠나 뉴스를 유튜브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유튜브에는 각종 이슈를 빠른 시간 안에 짧은 영상으로 정리해 올리는 이른바 ‘이슈 유튜버’도 생겨났다.

그런데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이슈들을 흥미롭게 정리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누구보다 앞서 영상을 업로드하려는 특성만이 강조되는 부정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사이버 렉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사이버 렉카’란 이슈나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려는 이슈 유튜버들을 교통사고 현장에 누구보다도 빨리 출동하는 렉카에 비유해 만들어진 단어다. 이슈나 사건에 대해 깊은 취재나 사실 확인 없이, 빠르게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일에만 몰두하는 유튜버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튜버 A씨의 죽음과 관련해 비난을 받고 있는 유튜버 B씨도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유튜버였다고 알려졌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사이버 렉카, 그들의 정체와 그들의 행동이 어떤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취재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위해, 누군가를 먹잇감으로 삼아 도를 넘은 인신공격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혐오의 감정을 증폭시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한편, 먹잇감이 된 사람들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것. 먹잇감의 대상은 연예인과 셀럽은 물론 유튜버나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먹잇감이 된 사람들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명예 훼손을 한 유튜버들에게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힘든데, 자극적인 콘텐츠에 영향 받은 대중들까지 비방, 비하는 물론 욕설의 댓글까지 올리면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토로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젠더 갈등, 세대 갈등, 계층 갈등 등을 이용해 혐오 장사를 하고 있는 일부 이슈 유튜버와 사이버 렉카들. 그들은 ‘더 많은 조회수, 더 많은 구독자’ 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분란을 일으켜 관심을 끄는 ‘어그로’ 전쟁을 서슴없이 벌이고 있다.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죽음을 선택할 만큼의 고통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 과연, 그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자극적인 내용으로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사이버 렉카’의 세계를 파헤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12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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