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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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이 차갑게 식었다. K리그1(1부) 5연패, 통산 9번째 우승을 달성한 전북 현대의 위용은 완전히 사라졌다.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천 상무와 1-1로 비겼다. 하필이면 전북에서 군 입대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규성에게 전반 31분 페널티킥(PK)으로 실점해 아쉬움이 짙었다. 전북은 후반 24분 구스타보의 헤더 골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다.


1승2무3패, 승점 5로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최악은 면했지만 원치 않은 결과다. 2008년 이후 14년만의 4연패는 간신히 피했으나 4경기 연속 무승은 끊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해 5월에도 3연패 이후 무승부로 위기를 넘겼던 적이 있다.


여러모로 아쉬웠다. 일류첸코, 송민규 등 꾸준히 우수 자원들을 공급해준 포항 스틸러스(0-1·홈), 수년째 우승경쟁을 펼쳐온 울산 현대(0-1·홈), 올 시즌 적극 투자에 나선 제주 유나이티드(0-2·원정)에 이어 김천에는 K리그1 원정 첫 골을 선물했다.


무기력증이 반복됐다. 슛은 18회로 많았으나 정확도가 떨어졌고, 볼 점유율은 높았어도 위험지역으로 향하지 못한 채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특히 전북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상징적 장면은 K리그2(2부)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한 김진규를 선발 투입한 것이었다.


1월 터키 전지훈련에서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눈도장을 받은 미드필더 김진규는 실력이 검증됐으나 전북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지 사흘에 불과했다. 물론 효과는 적지 않았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중원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동안 전북은 공격 성향을 억누른 백승호를 3선에 배치했으나, 김진규의 합류와 함께 2선으로 올릴 수 있었다.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스포츠동아DB


절박한 김상식 전북 감독의 승부수는 또 있었다. 투톱이었다. 선발 출전한 일류첸코를 계속 두고, 후반전을 시작하며 구스타보를 투입했다. 김천 수비진의 잦은 전진은 막았지만, 소득은 적었다. 구스타보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동점을 만든 것이 전부였다. 4경기 만에 득점 혈은 간신히 뚫었는데, 역전에는 끝내 실패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격앙된 문구의 다양한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대부분이 구단의 안일함을 성토했고, 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한 일부 메시지도 있었다. 일단 연패를 끊으며 한숨을 돌린 전북은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최대한 알차게 활용할 참이다. “아쉬운 결과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김 감독은 “부족함을 잘 다듬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진규와 함께 데려온 국가대표 출신 측면 자원 김문환은 LA FC(미국)을 떠나 귀국했고, 조만간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