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뉴시스
●‘확대’ 아닌 ‘정상화’ 강조
허 위원장은 KBO리그에서 적용해온 S존이 2016년 이후 매년 작아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료로 공개했다. 2016년 정사각형 형태에 가까웠던 S존은 점차 윗변이 좁은 직사각형로 바뀌고 있었다. 좌우 폭이 좁아지자 투수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허 위원장은 “심판들이 야구규칙대로 홈플레이트를 조금이라도 걸쳐 들어오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지 못했거나 놓쳤다. 이후 일관성 문제로 주저하면서 존이 좁아졌다. 이번에 규정에 명시된 대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존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미”라고 거듭 강조했다.
●S존 통과한 낮은 공은?
기준은 명확하다. 타자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래 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플레이트 위 상공이 S존이다. 타자가 타석에 서 있을 때가 아닌, 타격을 시작하는 시점의 몸의 위치로 상한선이 결정돼 개개인의 키나 타격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문제는 높은 공보다는 낮은 공이었다. 변화구의 경우 존을 통과했지만 낙차가 커 포수가 거의 땅과 맞닿은 위치에서 포구하거나 바운드 볼로 잡았을 때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허 위원장은 “외국의 사례도 찾아봤지만 KBO리그 현장의 지도자, 선수들과 해당 경우에 대해 소통해 최종적으로 존을 통과했지만 너무 낮게 포구되는 공이나 바운드되는 공은 볼로 판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급격한 변화의 배경과 현장의 반응
일각에선 왜 올해 갑자기 1군에서 적용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2군에서 1, 2년 테스트한 뒤 1군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허 위원장은 “더 늦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심판 내부에서도 S존에 걸쳐 들어오는 공들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더 유예한다는 건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현장의 반응은 갈렸다. 투수들은 환영하는 반면 타자들은 불만이 크다.
KBO 심판위원회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자들이 종전보다 더 적극성을 드러내고, 볼넷은 감소하고 있음이 수치로 확인됐다. 허 위원장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시범경기 데이터를 보면 긍정 신호가 감지된다. 타자들이 적극성을 보이니 보는 맛도 있다. 경기진행속도도 조금 빨라졌다”며 “심판부는 정확성을 강조하며 S존의 정상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