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 4회초 1사 LG 송찬의가 역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 4회초 1사 LG 송찬의가 역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트윈스 신예 송찬의(22)의 화력이 심상치 않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꾸준히 장타력을 뽐내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잠실 라이벌전까지 접수했다.

송찬의는 24일 시범경기 잠실 두산 베어스전(2-2 무)에 5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만 6개째 홈런을 터트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8경기에서 타율 0.360(25타수 9안타), 6홈런, 10타점이다.

6개의 홈런은 KBO가 시범경기 기록을 공식 집계한 2002년 이후 최다 타이기록이다. 송찬의에 앞서 KT 위즈 김지열(개명 전 김사연)이 2016년 6개의 홈런을 쳐낸 바 있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송찬의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LG에 지명됐지만,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시범경기 출전 기록조차 없었다. 현역 복무(육군)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도 이름을 알릴 것으로 예상한 이는 사실상 전무했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복무 기간에도 웨이트트레이닝과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김도규(롯데 자이언츠)와 캐치볼을 하며 감각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소속 부대에서도 송찬의가 배트와 글러브를 반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9홈런을 때려낸 강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영상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했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 4회초 1사 LG 송찬의가 역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 4회초 1사 LG 송찬의가 역전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 같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시범경기에 돌입하자마자 괴력을 과시하며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LG가 내·외야 포지션을 두루 맡기며 기회를 주는 이유도 그의 공격력을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서다.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한 이후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잇달아 아치를 그렸다. 특히 SSG전에선 메이저리그 통산 90승 투수 이반 노바와 국내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김광현의 직구를 공략해 2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올해 잠실구장에서 열린 첫 시범경기에서도 괴력을 뿜었다. 4회초 1사 후 이영하의 시속 132㎞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비거리 115m의 대형 홈런으로, 10개 구단 홈구장 중 펜스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까지 정복한 것이다.

송찬의는 경기 후 “어디서 뛰든 같은 마음이지만, 홈구장인 잠실에서 처음 뛰다 보니 긴장도 됐다. 잠실구장에서 인생 첫 경기”라며 “잘 맞았지만, 구장이 크다 보니 넘어갈까 싶었는데 그게 넘어갔다. 자신감도 더 커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시범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에 대해선 몰랐다”며 “홈런을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저 내 스윙을 하고, 타이밍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