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나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록 데뷔 첫 우승 기쁨은 누리지 못했지만, 퀄리파잉(Q) 시리즈 수석의 품격을 보여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Q 시리즈에서 1위에 올라 올 시즌 미국 무대에 진출한 안나린(27·메디힐)이 투어 데뷔 3번째 대회에서 톱3에 이름으로 올리며 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안나린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JTBC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18억30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나흘간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타야 티띠꾼(태국)과 나나 쾨르스츠 마센(덴마크)가 나란히 16언더파를 적어낸 뒤 2차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은 또다른 루키 티띠꾼에게 돌아갔다.


마센에 3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안나린은 10번(파5) 홀에서 이날 자신의 4번째 버디에 성공하며 마센을 1타 차로 압박했다. 6타 차 공동 11위로 출발한 티띠꾼이 무려 8타를 줄여 16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챔피언조의 안나린 역시 16번(파4)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세 명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하지만 17번(파5) 홀이 못내 아쉬웠다. 마센은 티샷 실수에도 불구하고 무벌타 드롭 이후 버디를 잡았지만 안나린은 스리 퍼트로 보기에 그치며 15언더파로 내려앉았다. 18번(파4) 홀에서 안나린은 파를 적어내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결국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센은 18번 홀 보기를 범한 뒤 연장에서 티띠꾼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데뷔 첫 승을 챙긴 티띠꾼은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7000만 원)을 받았다.
안나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나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데뷔전인 게인브리지 LPGA에서 공동 34위에 오른 뒤 두 번째 출전 대회인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공동 37위에 그쳤던 안나린은 비록 첫 우승은 놓쳤지만 데뷔 후 개인 최고 성적을 거두며 다음 주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런 챔피언십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안나린은 “첫 번째 퍼팅을 강하게 쳤는데 생각보다 많이 지나갔다”며 17번 홀 보기 상황에 대해 돌아본 뒤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한 것 같다. 아쉽게 끝난 것 같지만, 다음 주 메이저대회에서 더 집중해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솔레어)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34개 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 속에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34·KB금융그룹)는 11언더파 공동 8위에 자리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