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황인범 “태극전사들이 확신한 벤투 축구,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요?” [사커피플]

입력 2022-03-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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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던 한국축구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을 모두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두바이에서 끝난 아랍에미리트(UAE)와 최종예선 A조 10차전을 끝으로 월드컵을 향한 짧고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익숙한 이름이 없었다. 벤투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는 ‘마에스트로’ 황인범(26·루빈 카잔)은 이란(홈)~UAE(원정)로 이어진 3월 최종예선 2연전에 동참하지 못했다. 발가락 골절 여파다. 다행히 부상에서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 5월 초부터는 필드훈련도 가능할 전망이다. 11년 만에 이란을 꺾은 순간을 함께 할 수 없었으나, 누구보다 뜨겁게 대표팀 선후배 및 동료들을 응원했다.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그는 “최종예선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다. 조금이나마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며 “몸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이 아니라, 지금 다쳤다는 사실도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월드컵 시즌이다. 의미가 각별할 것 같다.

“1~2월 중동 2연전에서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그 순간부터 모두가 본선을 바라봤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중 하나다. 열심히 훈련했고 컨디션이 정말 좋았는데, 갑작스레 부상이 찾아왔다. 지금은 치료와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월드컵에서 희생할 수 있었으면 한다.”

황인범은 최종예선 8경기를 소화했다. 대표팀 중원의 핵으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 본선무대에서 느낌표를 찍기 위해 잠시 쉼표를 찍었다는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힘겨운 재활을 잘 버텨내고 있다.


-벤투 감독의 신임이 크다.

“실감나지 않는다. 월드컵 예선을 소화한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다. 고유의 장단점이 있다. 서로 보완했고, 희생하며 헌신했다. 그렇게 손발을 맞추며 좋은 평가가 나왔다. 서로를 깊이 알게 됐고, 내공도 쌓였다.”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어떤 지도자와 함께 해도 혼란이 크지 않다는 점? 팀을 옮겼을 때나 새 감독을 만났을 때나 추구하는 철학과 방향을 빨리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기술보다는 헌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단점은 너무 많다. 정확도에 패스, 슛, 마무리 판단까지 전부 부족하다. 특히 체력이 떨어진 뒤 실수도 잦다.”

황인범. 스포츠동아DB



-해외 커리어를 꾸준히 쌓았다. 어떤 부분이 성장했나.

“K리그와 미국, 러시아까지 3개 리그를 밟았다. 러시아는 수비수의 평균 신장이 190㎝ 이상이다. 중원에도 피지컬이 우수한 자원들이 차고 넘친다. 이들과 싸우며 생존하고, 공을 지키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찾았다. 몸싸움을 이길 수 없다면 그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 더 빨리 생각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생겼다.”


-해외로 향하며 어떤 목표가 있었는지.

“서서히 마음 속 꿈을 이뤄가고 있다. 유럽 진출과 대표팀 등 행복을 채우고 있다. 유럽에서 최대한 높이 올라간 뒤 뚜렷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성장하려고 한다. 언젠가 친정(대전하나시티즌)으로 돌아가 그간 받은 넘치는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


-벤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이제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벤치의 방향을 확신한다. 내부적으로 단단해지려고 했다. 누굴 만나든,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면서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다. 벤투 감독은 1골 넣으면 지키지 않고 추가골을 만드는 걸 강조한다.”

벤투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에게 ‘활발한 관여’를 주문한다. 특히 공격 때 많이 뛰며 다양한 상황에 개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볼을 여러 방향으로 전개시켜 상대가 대처할 여지를 최소화하도록 한다. ‘벤투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며 3선부터 2선까지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황인범은 ‘벤투호’의 출범에 맞춰 A매치에 데뷔해 통산 31경기에서 4골을 뽑았다.


-황인범이 꿈꾸는 월드컵은?

“최종 엔트리(23명) 발탁이 우선이다. 여기까지만 이뤄져도 참 행복할 거다. 물론 기대도 크다. 거인들과 경쟁하며 우리가 어디까지 전진할지, 과연 내 능력은 어디까지일지 너무도 궁금하다. 한계까지 싸워보고 싶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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