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희가 연기 성장통 끝에 서서히 빛나고 있다.
안소희가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에서 김선우(연우진 분) 동생이자 과거 외국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였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성인이 되어 파양되는 큰 아픔을 겪은 채 피아노를 그만두고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온 김소원 역을 맡아 이전과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소원은 양부와 갈등을 겪으며 마음의 상처를 입지만,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안고 있는 차미조(손예진 분)에게 위로받는다. 자신을 향해 지극정성인 오빠 김선우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도 김소원이 엇나가면서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오롯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특히 김소원 캐릭터를 연기하는 안소희 연기 성장이 빛나고 있다. 걸그룹 시절 이미지에 갇혀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가 보였던 안소희다. 하지만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입양과 파양 등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상처를 담담하게 그려내며 안소희가 달라졌음을 알렸다.
큰 분량은 아니지만, 극 흐름에서의 한 축을 담당하며 겉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입양 가정의 민낯을 오롯이 그리며 안소희는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찾아가는 듯하다. 배우라는 두 글자의 무게가 담긴 미약하지만 조금씩 전진하는 연기 성장을.

그렇기에 ‘서른, 아홉’ 종영 이후 안소희가 보여줄 느림의 성장이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