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전미도·김지현 슬픈 미소→가슴 먹먹 (서른아홉) [종합]

입력 2022-03-31 0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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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다시 못 올 순간을 함께했다.
30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 11회에서는 죽음을 앞둔 정찬영(전미도 분)의 두려움과 그 힘겨운 고군분투를 외롭지 않도록 지키는 차미조(손예진 분), 장주희(김지현 분) 이야기가 그려졌다.

먼저 결자해지 각오로 생모를 다시 찾아간 차미조는 두 번의 파양 후 지금의 가족과 만난 입양 이야기를 전했다. 시종일관 남 일처럼 반응하는 생모에게 앞으로 연락하지 말 것을 엄중히 고했다. 생모가 염치도 없이 낳은 정을 운운할수록 차미조는 “그런 건 혼자 안고 살라”며 응수,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매정하고 독한 말들을 퍼부었다. 돌아서는 순간까지 자식에 대한 미안함 따위 없는 생모 태도가 차미조를 서글프게 했지만, 담담하고 의연하게 버텼다.

그런 가운데 정찬영은 통증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진통제 없이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점점 더 자주 찾아왔다. 죽음이 다가옴을 몸으로 느낄수록 마음이 더 조급해진 정찬영에게 김진석(이무생 분)은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해 더욱 그녀를 펄쩍 뛰게 했다. 정찬영은 납골당 예약에 이어 영정사진 찍기, SNS 폐쇄 등 자신의 삶을 하나씩 정리해갔다. 그중에는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낡고 오래된 부모님 가게 ‘정가네 밥상’을 말끔히 수리하는 것도 있었다.

전보다 기운도 없고, 하루 종일 침대에만 누워있는 정찬영 상황을 알게 된 차미조는 한사코 거절하는 정찬영을 밖으로 불러냈다. 조금 기분이 환기된 정찬영은 자신이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털어놨다. 홀로 영정사진을 찍으려다 웃지도 못하는 증명사진을 찍은 일, 진통제에 의지하는 나날 등 두려움을 느끼는 친구의 심정이 차미조에게 오롯이 전해졌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속상한 차미조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이 고마운 정찬영의 상황이 가슴 한편을 욱신거리게 했다.

이에 차미조와 장주희는 저마다 정찬영의 기운을 북돋아 줄 방법을 강구했다. 차미조는 찬영의 엄마를 만나 가게 공사를 허락해 줄 것을 설득했고, 장주희는 다짜고짜 풍경 좋은 곳으로 친구들을 불러 정찬영의 영정사진을 찍기로 작정했다.

푸릇푸릇 한 식물들이 근사하게 펼쳐진 곳으로 온 차미조와 정찬영은 일일 포토그래퍼 장주희의 피사체가 되었다. 영정사진 소식을 듣고 팔을 걷어붙인 장주희의 속을 두 친구가 모를 리 없을 터. 장주희의 호들갑에 정찬영은 점점 기분이 나아졌고, 차미조는 친구의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방송 말미에는 가게 공사를 돕기 위한 정찬영 사람들이 ‘정가네 밥상’에 모였다. 여전히 깨가 쏟아지는 차미조와 김선우(연우진 분), 혼인신고 문제로 냉랭한 정찬영과 김진석 그리고 장주희와 직접 찾아온 박현준(이태환 분)까지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은 사람들의 온기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구석에 있던 노래방 기계도 대동, 흥겹고 유쾌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차미조는 여느 때처럼 애창곡인 ‘낭만에 대하여’를 선곡했다. 늘 부르던 노래인데 새삼스럽게 가사가 서글퍼진 차미조는 어느 순간 주춤하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등 한 소절 한 소절이 세 친구 가슴을 후벼팠다. 노래를 멈춘 차미조는 어느새 붉어진 눈으로 정찬영과 장주희를 바라봤고, 서로를 향해 슬픈 미소를 짓는 세 친구 모습은 이 순간이 계속됨이 아님을 알기에 애달프고 애틋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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