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눈독’ 들이는 우리금융·하나금융·KT

입력 2022-04-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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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온 가운데, 상위권 카드사 도약과 수익 다변화를 노리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KT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소재 롯데카드 사옥. 사진제공 l 롯데카드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는 카드업계 5위

MBK파트너스, 지분 매각 만지작
비은행 부문 주력 우리·하나 ‘군침’
사업 다각화 KT도 참전 가능성 커
희망가 3조…불어난 몸값이 변수
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오면서 카드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인수 3년 만에 매각을 논의 중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10억 원에 매각했다. 현재 지분은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 자회사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 59.83%, 우리은행 20%, 롯데쇼핑이 20%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상위권 카드사 도약 노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중소형 카드사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KT 등이 꼽힌다.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상위권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는데다 수익 다변화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 완전 민영화 원년을 맞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꾀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참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금융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때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해 지분을 확보했다. 또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경영권 매각 시 우선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우선검토권도 보장받았다.

우리은행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 롯데카드 경영권을 확보하고, 우리카드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 및 하위권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우리금융이 2023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점도 참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가 시급한 만큼 카드사 M&A는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하나금융의 참전도 예상된다. 실제 하나카드는 2019년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에 참여한 바 있다. 은행에서 분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시장 점유율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생존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3년 전보다 롯데카드의 가격이 오른 만큼 인수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카드 및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할 경우,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 21.2%, 삼성카드 18%, KB국민카드 16.9%, 현대카드 16.8%, 롯데카드 10.3%, 우리카드 9.2%, 하나카드 7.6% 등 순이다.

롯데카드가 우리카드와 합병 시 단번에 점유율 업계 2위로, 하나카드와 합병 시 점유율 3위로 뛰어오르게 되는 셈이다.


●관건은 매각 가격…희망가는 3조 원


BC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KT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BC카드의 영업수익 80% 이상은 결제망 제공을 통해 발생하는데, 기존 회원사들이 자체 망을 구축하면서다. 특히 수익 비중의 40%를 차지하는 우리카드가 독자결제망 구축 작업에 들어간 것이 뼈아프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절실해진 만큼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매각 가격이다. MBK파트너스의 매각 희망가는 약 3조 원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보유 지분 59.83%에 대입할 경우 약 1조8000억∼2조 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3년 전보다 상승했다.

이는 롯데카드가 지난 3년간 수익성을 크게 개선해 몸값을 키웠기에 가능했다. 2019년 517억 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0년 1307억 원, 2021년 2414억 원으로 올랐다. 신규 브랜드 ‘로카(LOCA)’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고 모바일 앱 ‘디지로카’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단행한 것도 효과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카드의 실적이 좋고 향후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인수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하지만 MBK파트너스와 매수자들 간 매각 가격을 놓고 이견 차가 있는 만큼, 공개 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과 함께 인수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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