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무리한 감량, 면역체계 적신호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할 때 가장 큰 부작용으로 ‘면역력 이상’을 꼽았다. 몸의 지방조직에는 만성 염증을 관리하는 대식세포 등 여러 면역 세포가 함께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호르몬으로 내분비계에 관여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단식을 하며 운동하는 등 영양과 휴식이 불균형한 상태에서 지방을 태으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후폭풍은 활동을 앞두고 감량이 일상¤횐 연예인도 피해가지 못했다.
에이핑크의 멤버 윤보미는 “다이어트로 살을 내주는 대신 아토피를 얻어 고생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그룹의 정은지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감량하다 면역체계가 안 좋아진 적 있다”며 “당시 허리가 아파 들것에 다녔고, 활동도 오래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손 대표원장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면역력 이상이 생기면 가장 흔히 생기는 것이 두드러기나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이라고 소개했다. 면역 반응이 잘못된 신호를 남발해 내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자가면역질환이 사람마다 어떤 방식으로 발현될지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면역계가 모근을 공격한다면 원형탈모가 일어날 수도 있고, 갑자기 관절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거동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지방 쌓는 체질로 변화
‘뼈말라’를 꿈꾸는 사람들은 대체로 안 먹는 방식을 통해 체중을 줄인다. 급격한 단식을 통해 살을 빼면 지방보다 더 많이 빠지는 것이 근육과 수분이다. 단식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계속 소식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무리하게 초절식 다이어트를 이어가면 영양불균형, 피부처짐, 탈모 등 외모 변화는 물론 건강까지 해치기 쉽다. 심한 경우 거식증 등 섭식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굶고 폭식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이른바 ‘마른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손 대표원장은 “한번 기아를 경험한 몸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을 분비시켜 음식에 대한 갈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렐린 호르몬에 굴복하면 체중 감량은 아주 잠깐이고, 요요 현상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절식 과정에서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근육이 줄고, 생존하기 위해 점차 지방을 축적하는 체질로 변화한다.
●정석대로 건강한 다이어트가 답
손 대표원장은 “체성분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전보다 근골격량과 체지방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은데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두 가지 지표를 꾸준히 관리하려면 필수적으로 근육 운동이 병행될 수밖에 없고, 단식보다는 오히려 양질의 단백질을 잘 챙겨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원장은 “다이어트는 운동과 휴식, 적당한 식사량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조급함을 버리고 충분한 시간을 들인다면 부작용 없이 아름답고 더 건강해진 내 몸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