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 위한 ACL…‘마지막 춘추제’ K리그의 힘 증명하길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2-04-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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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가 15일(한국시간)부터 다음달 1일까지 펼쳐진다. 2006·2016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왕좌를 노리는 K리그1(1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 2012·2020년의 감동을 되살리려는 울산 현대, 통산 3번째 출전에서 반란을 꿈꾸는 대구FC, K리그2(2부) 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전남 드래곤즈가 태국 방콕, 부리람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베트남 호치민으로 흩어져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특정 연도가 붙는 마지막(?) ACL이기 때문이다. AFC는 올해 초 대회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유럽축구에서 볼 수 있는 ‘추춘제’로 전환이다. 원년인 2002~2003시즌 이후 ACL은 연도를 달리하지 않고 당해년도 봄에 조별리그를 시작해 늦가을에 결승전을 치르는 ‘춘추제’로 진행됐으나, 이제 또 한번 형태가 바뀐다.

이번 대회도 사실상 ‘추춘제’에 가깝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을 고려해 올해는 8강까지만 소화한 뒤 내년 2월 4강전과 결승전을 벌인다. 다음 대회인 2023~2024시즌 조별리그는 내년 9월로 예정돼 있어 ‘2022’ 타이틀이 따르는 ACL 우승팀은 내년 초에나 결정되는 독특한 구조다.

게다가 AFC는 외국인선수 쿼터를 종전 ‘3+1’에서 ‘5+1’까지 확대했다. 아시아 국적 선수 1명에 국적 불문의 5명을 대회에 출전시킬 수 있다. 재정이 부족하고 수익 창출이 어려운 K리그로선 치명적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현행 외인 쿼터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

철저히 서아시아를 위한 변화로 볼 수 있다.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추춘제로 리그를 진행하는 중동의 입김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중동은 각종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스폰서십을 확대할 만큼 재정 상태가 양호하다. 반면 동아시아는 전반적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최대한 많은 자금을 끌어들여야 하는 AFC 입장에선 ‘돈은 덜 쓰고 타이틀만 챙기는’ K리그를 비롯한 동아시아 클럽들이 그리 달가울 리 없다. 그나마 돈을 물처럼 쓰던 중국의 몰락도 악영향을 줬다. 최근 중국 팀들은 재정난으로 대회를 보이콧하거나 격에 맞지 않는 2군을 출전시켜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K리그는 여전히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축구의 요람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힘을 발휘했다. 혼란스러운 코로나19 시대에도 울산이 정상에 섰고, 지난해에는 포항 스틸러스가 결승에 올라 돈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아시아 최강을 향해 달리는 K리그의 위대하고 당당한 여정을 조용히 응원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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