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승 발판삼아 AG 金 겨냥”…오주한-최경선, 서울마라톤 국내부 정상 섰다

입력 2022-04-17 12: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주한, 최경선, 박민호(왼쪽부터). 사진 | 동아일보

우승은 늘 영광스럽지만 수년간 부침이 길었던 이들에게는 유독 뜻 깊은 월계관이라 감동을 더했다. 42.195㎞, 2시간 이상의 레이스를 통해 선수 저마다의 희로애락이 펼쳐져 눈길을 모았다.

서울특별시·대한육상연맹·동아일보·스포츠동아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서울특별시체육회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의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이 17일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대회 남자 국내부 우승은 오주한(34·청양군청·2시간11분16초), 여자 국내부 우승은 최경선(30·제천시청·2시간30분42초)에게 각각 돌아갔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풀코스 완주 기회가 줄어든 마라토너들에게는 천금같은 레이스였다. 해당 기간 자체 훈련으로 담금질을 하고, 부상 부위를 치료하며 재활까지 마친 마라토너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은 채 금빛 완주를 꿈꾸며 이번 대회에 임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했다. 영상 6도로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국내 엘리트 선수 99명(남자 75·여자 24명)은 이번 대회가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어 큰 동기부여를 안은 채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잠실종합운동장 피니시 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한 국내 남자선수 오주한의 기록은 조금은 아쉬운 2시간11분16초였다. 2018년 9월 큰 관심 속에 케냐에서 한국으로 귀화했지만, 2019년 경주국제마라톤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회에 나서지 못한 데 이어 2020도쿄올림픽에선 15㎞ 지점에서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이탈하는 좌절도 겪었다.

이번 우승으로 오주한은 2012, 2015, 2016, 2018년 국제부 우승에 이어 국내부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2019년 경주국제마라톤 이후 처음으로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고,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자에게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선 선발권이 주어지는 만큼 항저우행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이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잠실종합운동장의 42.195km 풀코스에서 열렸다. 광화문과 세종대왕 동상을 뒤로 한 채 해외 엘리트 32명(남자 23·여자 9명), 국내 엘리트 99명(남자 75·여자 24명) 등 131명의 건각들이 힘차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광화문 |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오주한은 “착실히 재활에 임한 덕분에 몸 상태는 완벽에 가깝다. 상대 선수들이 초반부터 치고 나가 걱정도 많았지만 페이스를 유지한 게 우승의 원동력이다”며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았고 코스도 만족스러웠다. 약 3년만의 풀코스 소화에 우승까지 할 수 있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동기부여도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장기적 목표에 대해선 “2시간04분대 기록을 수립하고 싶다. 잠정적으로는 6~7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몸 상태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주한에 27초 뒤진 2시간11분43초의 기록으로 국내 남자부 2위를 차지한 박민호(24·코오롱)의 분전도 돋보였다. 2019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빠르게 기록을 단축해온 그는 이날도 2시간13분43초였던 종전 개인최고기록을 2분이나 줄이며 오주한의 강력한 경쟁자로 올라섰다. 그는 “오주한 선수는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 최고기록도 나보다 월등히 좋다”면서도 “현 상황만 보면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내년에는 오주환 선수를 넘어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자부 우승자 최경선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김도연(29·삼성전자)을 3분49초차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2년만의 첫 풀코스 소화와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2020년 훈련 도중 착지 과정에서 양 무릎 부상을 입어 통증으로 뒤범벅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각종 무릎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데다 올해 초 동계훈련마저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국내 여자선수들 중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눈물을 쏟았다.

최경선은 “무릎 부상 이후 심리상담과 병원 치료를 병행했고,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였다”며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졌다.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려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잠실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