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여자부 대회新 멜리, 마음 씀씀이도 1등이네

입력 2022-04-17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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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첼리모 멜리. 사진 | 동아일보

“성차별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고 싶다.”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 여자 국제부문 우승자 조앤첼리모 멜리(32·루마니아)는 우승상금과 관련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말 마디마디에 큰 울림이 있었다.


멜리는 이날 2시간18분04초의 기록으로 42.195㎞ 풀코스를 완주하며 2위 수투메 아세파 케베데(에티오피아·2시간18분12초)를 8초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06년 저우춘슈(중국)가 세운 종전 대회기록 2시간19분51초를 1분47초나 앞당기며 새 역사를 쓴 그는 우승상금 10만 달러와 타임 보너스(2시간18분59초 이내) 15만 달러 등 총상금 25만 달러(약 3억1000만 원)를 챙겼다.


그야말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프마라톤 선수였던 멜리에게 이번 대회는 생애 4번째 풀코스 도전이었다. 처음 풀코스에 도전한 2019년 도쿄마라톤 당시 2시간26분24초(8위)였던 기록을 불과 3년 만에 8분20초나 단축했다. 케냐 출생으로, 2021년 5월 루마니아 국적을 취득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레이스 직후 취재진과 만난 멜리는 “서울마라톤은 4번째 풀코스 도전”이라며 “달리기는 내 일부다. 굉장한 에너지를 준다. 나를 변화하게 한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대회기록과 개인기록(종전 2시간20분57초)을 모두 경신해 기쁘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35㎞ 구간까지는 한국남자선수들과 함께 뛰며 페이스를 조절했는데, 그 이후에는 혼자 힘으로 달려야 했기에 힘든 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묻자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의미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항상 상금을 받을 때마다 케냐와 루마니아에 기부하곤 한다. 성차별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친구와 함께 재단을 만들었다”며 “케냐에선 성차별은 매우 일반적인 일이다. 친구가 남편으로부터 살해당한 경험도 있다. 그렇게 고통 받는 이들을 돕고 싶다.” 인터뷰 내내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이 같은 뜻을 전하면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한국에 대한 사랑도 드러냈다. 멜리는 “서울은 내가 늘 여행을 꿈꿔왔던 도시다. BTS의 팬이다. 다음 기회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BTS를 만나고 싶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이어 “파리에 머물고 있는 딸도 못 만나며 서울마라톤 준비에만 집중했는데, 기록을 세운 만큼 이번 대회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는 보스턴과 런던 등 메이저대회에서도 뛰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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