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전설’들의 기록을 차근차근 넘어서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1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고(故) 장효조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을 전망이다.

KBO는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들을 대상으로 통산 타율 순위를 매기고 있다. 18일 현재 1위는 타율 0.331(3632타석)의 장효조다. 그는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1989년부터 199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활약한 외야수였다. 정교한 타격의 정수를 보인 그는 3할을 기록하지 못한 시즌이 2차례(1990·1992년)밖에 없었다. 1983년 0.369의 타율로 첫 타격왕을 거머쥔 뒤 1985~1987년에는 3년 연속 타격왕에 등극했다.

2~4위는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박민우가 0.326(3853타석)으로 2위, 박건우가 0.326(3582타석)으로 3위, 손아섭이 0.324(7357타석)로 4위에 올라있다. 꾸준함의 상징과도 같은 이들 역시 대선배의 대기록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러나 1위 자리는 이제 다음 세대에게로 넘어간다. 새 주인은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다. 그는 18일까지 2997타석에서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중이다. 19일 SSG전에서 3타석에만 들어서면 장효조의 기록을 가뿐히 넘어선다. 3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다 해도 통산 타율은 0.339다.

2~4위에 비하면 타석수가 적지만, 3000타석을 넘기는 시점에서 1위에 오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지금까지 장효조의 0.331을 잠시라도 넘어섰던 이는 불과 2명뿐이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이 3011타석을 소화하며 통산 타율 0.332를 찍었었고, 그의 라이벌 양준혁이 3000타석을 정확하게 소화하며 0.332를 마크했었다.

이정후는 2017시즌 0.324, 2018시즌 0.355, 2019시즌 0.336, 2020시즌 0.333, 2021시즌 0.360으로 매년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자랑해왔다. 올 시즌에는 18일까지 타율 0.298을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최소경기 및 최연소 개인통산 900안타를 신고하며 이종범과 이승엽을 뛰어넘었다. 19일에는 장효조의 대기록도 추월하게 된다. 거침없는 질주로 ‘전설’들의 기록을 하나하나 넘어서고 있는 ‘바람의 손자’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