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신의 손’ 유니폼 경매 첫날 입찰가 64억…얼마나 오르려고?

입력 2022-04-21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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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 전에서 첫 골을 넣은 후 달려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유니폼 경매가 시작됐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경매를 주관한 소더비는 해당 물품의 경매를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역사적인 물품인 만큼 첫 날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소더비가 예상한 최저 낙찰가를 부른 입찰자가 경매 시작 몇 시간 만에 나타난 것. 그가 제시한 가격은 40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64억 원에 이른다. 이 가격으로 팔린다고 하더라도 축구 역사에서 가장 비싼 유니폼이 된다. 아직 2주의 시간이 남아 낙찰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파랑 유니폼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전에서 마라도나가 입었던 것이다. 당시 마라도나는 후반에 두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는데, 두 골 모두 화제가 됐다. 첫 번째 골은 골키퍼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머리가 아닌 왼 주먹으로 툭 쳐 넣어 논란이 됐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신의 손 약간, 나머지는 나의 머리로 넣었다”라고 얼버무려 ‘신의 손’ 골로 불렸다.

하지만 후반 10분 2번째 골은 그의 천재성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경이적인 퍼포먼스였다. 60m를 내달리며 잉글랜드 수비수 5명을 제치고 넣었는데,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전 세계 축구팬의 투표로 선정한 ‘20세기의 골’ 1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결승에 진출 해 두 번째 월드컵을 제패했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됐다. 그는 60세이던 2020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다른 종목으로 범위를 넓히면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의 전설인 홈런 왕 베이브 루스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이 2019년 560만 달러(69억 원)에 낙찰 된 게 종목불문 최고가 기록이다.

이번 경매를 앞두고 마라도나의 큰딸 달마 마라도나가 경매에 부쳐진 유니폼은 마라도나가 2골을 넣은 후반전이 아니라 득점이 없었던 전반전에 입은 것이라며 “아버지는 ‘내가 어떻게 나의 인생 유니폼을 남에게 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고 주장해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소더비 측은 경매에 나온 유니폼이 진품이라는 외부 검증을 받았고, 당시 경기 후반전에 입은 것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 유니폼은 멕시코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 국가대표였던 스티브 호지가, 1-2로 패한 그 경기에서 마라도나와 유니폼을 교환해 소유하고 있던 것이다. ‘마라도나의 유니폼을 가진 남자(The man with Maradona's shirt)’라는 자서전을 쓰기도 한 호지는 해당 유니폼을 20년 간 맨체스터에 있는 국립 축구 박물관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빌려줬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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