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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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클럽 정상을 향한 일본 축구의 야심은 멈추지 않고 있다. 동남아시아 각지로 향해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를 소화하는 자국 출전 팀들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원정 편의를 돕고 있다. 올 시즌 ACL 무대를 밟은 J리그 팀은 우라와 레즈(F조), 요코하마 마리노스(H조), 가와사키 프론탈레(I조), 빗셀 고베(J조) 등이다.

그 중에서도 2012·2020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을 바라보는 K리그1(1부) 울산 현대와 16강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가와사키의 행보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2020·2021시즌 J리그 챔피언에 올라 ACL 무대에 안착한 가와사키는 선수단 피로누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별리그가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까지 전세기로 이동했다.

싱가포르에 인접한 조호르바루는 말레이시아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비행편이 대폭 줄어든 탓에 이동이 불편해 가와사키는 전세기를 택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까지 비행기로 이동해 조호르바루까지 4~5시간의 육로 경로를 택한 울산과 다른 행보다. 전세기 확보에는 50만 달러(약 6억20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놀라운 사실은 비용 절반을 J리그 사무국이 지원했다는 점이다.

구단 자체적 노력도 대단하다. 오니키 토루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이외에도 가와사키는 10여 명이 넘는 지원스태프가 조호르 원정에 동행해 선수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전담 조리사가 포함돼 가와사키 선수단은 매 끼니를 현지식 대신 일본식으로 해결하고 팀 숙소 식당에 라이브스테이션을 마련해 근사한 BBQ 식단까지 운영한다.

이처럼 일본은 ACL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J리그 사무국뿐만 아니라 일본축구협회(JFA)도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 2016년 10년 간 총액 2조원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맺으며 살림살이가 넉넉해진 J리그는 각종 상금 규모를 높여 구성원들의 지속 성장을 유도했다. 현재 J리그는 우승상금이 3억엔(약 30억 원)에 달한다.

또한 AFC가 지급하는 상금은 선수단 몫으로 돌렸을 뿐 아니라,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16강~4강), 결승까지 단계별 보너스를 지원해왔다. 최근까지 JFA, 리그 사무국, AFC의 지급 분까지 총 상금의 90% 이상을 선수단에 돌려 동기부여를 유도했고, 해외 원정 시 3시간 이상의 항공편이 필요하면 최대한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한다. J리그 사정에 밝은 축구인들은 “관심과 지원의 측면에서 J리그는 톱 레벨이다. 중국도 얼마 전까지 적잖은 씀씀이를 보였으나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