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이자장사 비판에…주주환원 당근책 꺼내

입력 2022-04-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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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첫 5조 돌파

순이익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
예대마진 확대…고객 부담 가중
리딩금융 KB, 분기 배당 정례화
하나금융은 첫 자사주 소각나서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가 2022년 1분기 5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KB금융이 리딩금융 수성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증권사의 경우, 대내외 투자환경 악화 영향에 증시 거래대금이 줄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금리 상승 속 이자이익 증가가 원인

5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조23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로, 5대 금융지주의 분기 순이익이 5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이 1조453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신한금융(1조4004억 원), 하나금융(9022억 원), 우리금융(8842억 원), NH농협금융(5963억 원) 순이다. 1, 2위 간 순이익 차이가 527억 원에 불과해 올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대비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의 순이익이 각각 14.4%, 17.5%, 32.5% 늘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카드사의 특별퇴직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반면 NH농협금융은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1.34% 감소했다.

이 같은 순이익 증가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 이어진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바람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들이 받는 대출이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의 부진으로 유동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려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이 더욱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각 금융그룹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KB금융 2조6480억 원, 신한금융 2조4876억 원, 하나금융 2조203억 원, 우리금융 1조9877억 원, NH농협금융 2조194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 17.4%, 17.3%, 22.7%, 6.3% 증가한 수치다.


●은행 이자 장사, 고객 부담으로 작용


반면 증권사들은 대내외 투자환경 악화 영향에 증시 거래대금이 줄고,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 수치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가 겹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이 10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나 감소한 것을 필두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1분기 순이익 각각 1159억 원, 1045억 원, 1193원 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9%, 37.8, 12.3%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의 성장세가 유독 큰 것도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가 없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통한 실적잔치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대출금리는 올리고 그만큼 예금금리는 올리지 않아 예대마진 이익을 확대한 것이 결국 고객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평균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는 지난해 12월 1.55%포인트에서 올 2월 1.86%포인트로 벌어지며, 2021년 5월(1.89%포인트)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금융지주들은 배당금 증가 및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기로 한 KB금융은 올해 1분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500원으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00원으로 정했다. 2분기와 3분기에도 동일 금액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 수가 감소해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하나금융의 자사주 소각은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처음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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