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열폭주 막는다…LG화학 화염차단 첨단 플라스틱 소재 개발

입력 2022-04-26 09: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화학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특수 난연 플라스틱 소재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이 세계 최장 시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하는 배터리 팩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화학은 독자 기술 및 제조 공법을 활용해 열에 의한 변형을 방지하는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는 다양한 원인으로 배터리 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열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전압, 과방전 등 단락으로 인해 배터리의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화염이 발생한다. 문제는 일단 일부 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진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과 반응성이 높아 화재 시 물로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소방관이 출동해 화재를 제압하려고 노력해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순식간에 열이 1000도에 육박하면서 다른 셀로 화재가 번지기 때문에 전기차 탑승객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을 끄려고 하지 말고 오로지 대피에만 집중해야 한다.

배터리의 열폭주를 지연해 탑승객의 대피 시간을 얼마나 벌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1000도에서 400초 이상 견딘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한 신규 특수 난연 소재는 폴리페닐렌 옥사이드(PPO)계, 나일론 수지인 폴리아미드(PA)계,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계의 다양한 소재군을 갖고 있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내열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 팩 커버에 적용하면 일반 난연 플라스틱과 비교해 훨씬 긴 시간 동안 열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온도 변화에도 형태를 유지하는 치수 안정성도 우수해 LG화학의 자체 테스트 결과 1,000도에서도 400초 이상 열폭주에 의한 화염 전파를 방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45배 이상 뛰어난 성능이다.

배터리 팩 커버에 LG화학의 신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면 화재 발생 시 연소 시간을 지연해 화염의 확산을 방지하고, 운전자의 대피 및 화재 진압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포기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지속해 온 결과 마침내 배터리 팩에 적용 가능한 세계 최고 성능의 특수 난연 소재를 개발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양산 체계 구축을 완료했으며, 고객사 일정에 맞춰 2023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팩 커버 공급을 기반으로 추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소재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 사업부장 김스티븐 전무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해소를 위해 10년 넘게 꾸준히 연구해 해결책을 찾아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컴파운딩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 및 양산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Mobility 소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