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프로젝트’ 완성 앞둔 여오현 “부상 없이 잘 마무리 하고 싶다”

입력 2022-04-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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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여오현. 스포츠동아DB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종목을 불문하고 선수로 45세까지 뛴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상은 물론이고 세대교체, 사령탑 변화, 팀 성적, 이적 등 변수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젠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상상이 현실이 됐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리베로(수비전문 선수) 겸 플레잉코치 여오현(44)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여오현이 45세까지 뛸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45세 프로젝트’의 발단이었다. 그저 해본 소리가 아니었다. 여오현이기에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평소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40대 중반까지도 끄떡없다고 최 감독은 확신했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강했다.

구단은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식단부터 훈련방법까지 차별화했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선수의 피나는 노력으로 프로젝트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

2021~2022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여오현은 갈림길에 섰다.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아픈 데가 없다. 1년은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구단은 연봉 1억 원을 제시하며 그의 바람을 들어줬다. 이로써 1978년 9월2일생인 여오현은 V리그 남자부 최장수 FA이자 최초의 5번째 FA의 주인공이 됐다.

‘리베로의 교과서’로 불리는 여오현은 대학 시절엔 레프트로 뛰었다. 하지만 175cm의 작은 신장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1998년 처음 도입된 리베로 제도는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그 때가 홍익대 2학년이었다. 볼을 받는 것에 자신 있었던 그는 리베로로 전환해 승부를 걸었다.

2000년 실업팀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V리그 원년인 2005년 리베로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삼성화재에서 9시즌을 뛴 뒤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과 FA 계약을 한 후에도 순풍에 돛을 단 듯 리베로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V리그 18시즌 동안 리시브 효율은 66.633%(7708개), 디그는 세트당 2.508개(5127개)를 기록 중이다.

현대캐피탈 여오현. 스포츠동아DB


이제 그의 관심은 개인 기록이 아니라 후배 양성에 있다. 다행히 2020~2021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리베로 박경민(23)이 급성장했다. 2021~2022시즌 베스트7에 선정되면서 주전 자리를 굳혔다. 여오현은 “박경민과 같이 훈련할 때 잘못에 대한 지적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리베로는 박경민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생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2022~2023시즌을 앞둔 여오현은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비시즌 동안 흘린 땀방울만큼 시즌에서도 뛸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잠깐 뛰더라도 항상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우리 나이로 45세이고, 내년은 만으로 45세다. 45세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시즌이다”면서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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