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세이브 없는 유일한 팀, SSG 불펜이 영글어간다

입력 2022-05-03 1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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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택형. 스포츠동아DB

허리부터 뒷문까지 탄탄하다. SSG 랜더스 불펜에는 물 샐 틈이 없다.

올 시즌 SSG는 블론세이브(BS)를 단 한 번도 남기지 않았다. 10개 구단 종 유일하다. 2일까지 팀 불펜 평균자책점(ERA) 1.73으로 1위인 LG 트윈스는 BS를 2차례 남겼다. SSG는 윌머 폰트~이반 노바~김광현~오원석으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성한 데 이어 불펜과 조화도 뛰어나다. 선발(2.99), 불펜(2.61) ERA 모두 2위다.

마무리투수 김택형의 역할이 크다. 김택형은 올해부터 마무리투수로 본격 출발했다. 지난달 30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선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승패 없이 10세이브, ERA 0.68,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8로 역투했다. 이 중 3경기에는 컨디션 조절 차원 또는 동점 상황에서 등판했다. 세이브 성공률은 100%다.

김택형이 없어도 9회 걱정은 없다. 4월 7일 수원 KT 위즈전이 대표적이다. SSG는 4-1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을 맞았다. 구원등판한 김태훈이 홈런 2방을 허용하며 1점차까지 쫓기기도 했다. 하지만 벤치는 김택형을 찾지 않았다. 김택형은 직전 2경기에 잇달아 등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연투 기준을 지키려 했다. 그 대신 김상수에게 세이브 기회를 줬다.

불펜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올라온 덕분이다. 치열한 상황에서도 특정 투수 의존도가 높지 않다. 여러 지도자가 순위경쟁이 한창일 때는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SSG는 선발진이 긴 이닝(경기당 5.2이닝·공동 1위)을 책임진다. 필승조 장지훈(ERA 2.25·4홀드)~서진용(ERA 2.70·8홀드)이 건재하다. 박민호(ERA 2.70·4홀드)의 컨디션도 좋다. 김 감독은 “투수들에게 ‘한두 명 필요한 상황이라도 서너 명을 투입할 수 있으니 언제든 준비하고 있으라’고 일러뒀다. 그 점이 기량을 고르게 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짚었다.

SSG 고효준(왼쪽), 조요한. 스포츠동아DB


최근에는 베테랑 고효준과 강속구 투수 조요한도 가세했다. 고효준은 지난 2년간 롯데 자이언츠, LG에서 잇달아 방출 당한 설움을 이겨냈다. 그와 선수, 지도자로 오랜 시간 함께해온 김 감독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고효준도 자신감을 찾았다. 올 시즌 7경기에서 2홀드, ERA 0.00(8이닝 무실점), WHIP 0.38을 기록했다.

조요한의 활약도 눈부시다. 상대 타자들은 그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공략하기 어려워한다. 직구는 최고 시속 157㎞를 찍는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2년차 들어 잠재력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뒤 4경기에서 1승무패, ERA 0.00(5.2이닝 무실점), WHIP 0.35다. 김 감독은 “(조)요한이가 이제는 적당히 긴장하면서 제 공을 던진다. 앞으로는 중요한 상황에도 나서게 될 듯하다”며 웃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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