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빅스텝’ 시사…공포에 떠는 영끌족

입력 2022-05-10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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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한은 금리인상 시계

금리 1.5%로 美와 0.5%p로 좁혀져
“연내 0.25%p씩 최소 3회 올릴수도”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무려 76%
이자 부담 가중 후폭풍 우려 커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상)으로 인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 등 후폭풍이 점쳐진다.


●美 빅스텝, 한국은행 금리 인상에 영향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의 최대 인상폭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25∼0.50%에서 0.75∼1.00%로 상승했고, 한국(1.5%)과 미국(상단 기준)의 기준금리 차이는 기존 1.0%p에서 0.5%p로 좁혀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0.75%p 인상은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번에 0.75%p를 올리는 일명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면서도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p 인상이 논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미국의 가파른 금리 오름세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국은행은 연준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동시에 금리 인상 시점도 한발 빠르다. 이는 미국보다 금리가 낮을 경우 내외 금리차로 인한 외국인 투자금의 유출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며 물가상승의 경고등이 켜진 것도 기준금리 인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물가상승 압력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등 총 4회에 걸쳐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1.50%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가파른 긴축 속도, 5%대에 근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양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 등에 따라 연내 0.25%p씩 최소 3회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5%까지 올리고, 은행권 대출 및 예·적금 금리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대출자 이자 부담 불어날 듯

이런 상황에서 대출자의 대출이자 부담 가중이라는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상승하면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약 3조2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자 1인당 더 내야 하는 이자는 연간 약 16만1000원 정도다.

최근 4회 인상에 연내 3회의 추가 인상 가정 시 가계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22조4000억 원(3조2000억 원×7), 대출자 1인당 추가부담 이자는 112만7000원(16만1000원×7)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바로 받는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2019년 줄곧 50%대를 유지해왔지만 기준금리가 내려간 2020년 4월 60%대로 올라선 후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76.1%에 달한다. 이는 그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온 탓에 대출자들이 굳이 고정금리를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통상 고정금리 상품은 은행 입장에서 금리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한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을 앞두고 대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에는 중도상환수수료 등 유불리를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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