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감독 “칸 진출은 좋은 한국배우 덕”

입력 2022-05-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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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의 주연배우 송강호, 이주영, 아이유, 강동원(왼쪽부터)이 1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화제의 영화 ‘브로커’ 제작보고회 현장에 가 보니

일본 명장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
“늘 한국배우와 협업 꿈꿔 왔었죠
송강호는 태양…현장서 밝게 빛나”
아이유 “송강호 선배 칭찬에 눈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세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등 1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 무대에 선 배우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이들은 이날 제작보고회를 연 영화 ‘브로커’의 주연들. 일본의 대표적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에 이름을 올리고, 18일(한국시간) 막을 여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초대장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를 6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작품의 화룡정점을 송강호·강동원·배두나·아이유·이주영 등 한국배우들이 찍었다고 밝혔다. 2001년 ‘디스턴스’ 이후 칸 초청만 여덟 번째,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는 ‘브로커’를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게 된 것도 “좋은 배우들 덕”이라고 강조했다. 늘 훌륭한 한국배우들과 협업을 꿈꿔 왔다는 그는 “칸 국제영화제는 몇 번을 방문해도 늘 긴장되는 곳”이라며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우리 영화를 처음 공개할 최적의 월드프리미어 장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양 같은 송강호”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감독은 “일본의 ‘아기 우편함’이 한국에도 ‘베이비 박스’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6년 전 이야기를 떠올렸다.

“오랫동안 교류해온 한국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을 구상했다. 그러다 ‘베이비 박스’를 떠올리게 됐다. 이번 영화를 준비할 때 가장 처음 떠오른 이미지가 신부 옷을 입고 아기를 안고 있는 송강호의 모습이다.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오묘한 그의 얼굴 말이다.”

자신의 기대만큼 송강호의 연기는 “놀라웠다”고 그는 말했다.

“촬영이 불안할 때는 그에게 맡기라 귀띔한 봉준호 감독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봉 감독이 ‘송강호는 태양 같은 존재다. 현장에서 항상 밝게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사실이었다. 그 덕분에 안심하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송강호 “감독 작품 중 특별한 영화”


감독의 칭찬에 송강호도 화답했다. 버려진 아기의 양부모를 찾아 나서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로 나선 그는 “감독님은 오랫동안 존경해온 예술가”라고 입을 열었다.

“감독님의 작품은 늘 차가운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따뜻하게 시작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끝난다. 감독님의 작품 중에서도 특별한 영화라 생각한다.”

그와 함께 호흡한 강동원과 배두나, 아이유 등 배우들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의 ‘베이비 박스’ 운영 시설의 직원 역을 맡아 오랜만에 힘을 빼 연기했다. “보육원 출신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픔에 공감”하며 캐릭터를 준비했다.

아이유는 아이를 버린 젊은 엄마 역을 맡았다. “스모키 메이크업과 탈색 머리카락 등 비주얼 변신”도 시도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고 그는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님, 그리고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송강호 선배님의 칭찬을 듣고는 눈물까지 날 뻔했다. 내게 이런 날이 또 있을까? 하하.”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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