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일의 기다림’ 두산 이영하, 개인 79경기 만에 ‘QS+’

입력 2022-05-10 2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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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게 이영하다(웃음).”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선발투수 이영하(25)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처럼 말하며 크게 웃었다. 김 감독은 이영하의 기복 있는 투구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게 이영하다. 나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영하는 김 감독이 유독 아끼는 ‘자식’이다. 2016년 1차지명 신인인 그는 2018년 처음 10승 투수가 된 뒤 2019년에는 17승(4패)을 거두며 두산의 그해 통합우승에 톡톡히 공을 세웠다. 20대 초반부터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이영하를 김 감독은 유독 아꼈다. 배짱 있는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그의 모습은 김 감독이 투수들에게 항상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바였다.

이영하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상까지 겹쳐 2020시즌에는 5승11패, 평균자책점(ERA) 4.64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6패, ERA 6.29를 기록했다. 올 시즌 재차 선발 기회를 받은 그는 기복 있는 모습으로 아직까지는 물음표를 확실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10일 키움전에서만큼은 과거 KBO리그를 평정하던 2019년의 기억을 되살렸다.

이영하의 직구 최고구속은 이날 시속 150㎞까지 찍혔다. 여기에 슬라이더,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6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로 올 시즌 가장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6회까지 78개의 공만 던진 그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정후, 김혜성에게 연속안타 등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8번타자 이주형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며 기어이 7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올 시즌 이영하의 7이닝 소화는 처음이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2020년 5월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7.2이닝 3실점) 이후 710일, 개인 79경기만이었다.
이영하의 쾌투를 타자들 역시 반겼다. 두산은 1회초 선취점을 낸 뒤 6~8회 3이닝 연속 득점하며 키움을 9-0으로 대파했다. 이영하는 시즌 최고투로 3승(2패)째를 챙기며 올 시즌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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