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별, 안녕히”…故강수연, 영화인들 함께 한 영면의 길

입력 2022-05-11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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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강수연의 발인이 1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사진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별 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

많은 영화인들이 ‘한국영화의 영원한 별’ 배우 고 강수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한국영화의 표상, 고인은 그렇게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향년 55세.

지난 7일 오후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세상을 떠난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돼 1만1000여명의 팬들과 누리꾼들도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됐다.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밝았던 생전 모습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오자 이곳저곳에서 참았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배우 고 강수연의 발인이 1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감독 임권택이 발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김동호·임권택, 마지막까지 함께 한 영화적 동지

고인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끈데 이어 영화인장으로 진행된 고인의 장례식까지 끝까지 책임졌던 강동호 장례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가 자주 만나던 만두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게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냐”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스물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의 왕관을 쓰고 참으로 힘들게 살아”온 고인의 고된 삶에 대해 돌이켰다. 그럼에도 고인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화로운 미소”를 띄웠다며 “지상의 별이었던 당신이 천상의 별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8일 차려진 빈소에 가장 먼저 방문한데 이어 고령의 나이에도 3일 내내 이른 아침마다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던 임권택 감독은 이날에도 영결식 가장 앞자리에 앉아 영화인들을 맞이했다. 그는 여전히 고인과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간 것이냐”며 슬퍼했다. 임 감독은 고인에게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씨받이’를 포함해 3편의 영화를 고인과 함께 했다.

배우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배우 문소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후배들의 눈물

고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던 후배 배우인 설경구와 문소리는 추도사를 통해 후배들에게 늘 다정했던 고인을 떠올렸다. 설경구는 1999년 고인과 함께 찍었던 영화 ‘송어’를 언급하며 “당신이 나의 사부여서 행복했다”며 울컥했고 문소리는 “이곳에서는 함께 작품을 하지 못했지만 하늘에서 만나 꼭 함께 영화를 하자”며 눈물을 쏟았다.

고인의 유작이 된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완성된 영화를 고인에게 보여줄 수 없는 현실에 슬퍼했다. 고인의 존재 자체가 자신에게 “든든한 백”이 같았다는 연 감독은 “이곳에서 선배님과 작별하고 작업실로 돌아가 선배님과 함께 선보일 영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선배님의 연기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 이번엔 제가 ‘선배님의 백’이 되어 드리 겠다”며 울었다.

배우 고 강수연의 발인이 1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배우 정우성과 설경구가 운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의 관 운구 역시 연 감독과 설경구, 정우성 등 후배들이 맡았다. 3일 내내 빈소를 찾아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예지원이 운구 전 고인의 관에 인사하며 다시 한번 오열했다.
고인의 장지는 용인추모공원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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