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완주에 취하다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5-13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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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개인이 약 33만m²의 동산에 철쭉을 심어 조성했다는 화산 꽃동산. 오스갤러리 앞 저수지 오성제 제방의 방탄소나무는 방탄소년단의 여름 화보집에 등장해 완주를 대표하는 지역 랜드마크가 됐다. 서울 약현성당에 이어 1895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되재성당. 독특한 한옥양식이 눈길을 끈다(왼쪽부터). 완주|김재범 기자

봄꽃놀이 + BTS 성지순례,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화산 꽃동산 흐드러진 철쭉 힐링
오성제 등 BTS 화보 촬영지 명소
한옥양식 되재성당 감탄이 절로
5월에는 사실 어디를 가도 마음이 살짝 들뜬다. 하물며 접근성 좋고 볼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완주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농촌체험마을을 찾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반갑고, 금낭화부터 철쭉까지 흐드러진 봄꽃은 어디를 찍어도 인증샷 명소다. 여기에 아담한 동네 빵집까지 만나면 90년대 잭 니콜슨의 영화 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금낭화부터 철쭉까지, 봄꽃 명소들

대아수목원은 평소에는 테마 식물원과 잘 관리한 정원만 거닐어도 만족스런 명소다. 하지만 이맘때라면 꼭 가야할 곳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금낭화 자생군락지다. 비단주머니를 닮아 ‘금낭’이란 이름이 붙은 금낭화는 꽃 모양이 특이하면서 예뻐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 금낭화 군락지까지는 수목원 입구에서 약 40분∼1시간 정도 제법 경사가 있는 비탈길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가쁜 숨과 흐르는 땀이 아쉽지 않을 만큼 산비탈에 청초하게 핀 금낭화 군락은 자태가 곱다.

화산면 ‘화산 꽃동산’은 30여 년 전 개인이 약 33만578m²(약 10만 평)에 달하는 동산에 철쭉을 심어 조성했다. 산책로 주변으로 조성된 철쭉 꽃밭은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릴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이 ‘BTS 힐링성지’


오성한옥마을은 2012년 한옥 관광지원화지구로 지정되어 현재 50가구 중 23 채가 한옥과 고택으로 이루어졌다. 인근 세련된 분위기의 오스갤러리에서는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기 좋다. 그동안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 인기가 있었는데, 특히 방탄소년단(BTS)이 화보집 ‘여름이야기’를 찍은 이후 이곳과 근처 위봉산성 등이 글로벌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의 ‘성지순례’ 명소로 다시 사랑받을 곳들이다. 완주에는 방탄소년단이 화보를 찍은 촬영지가 6곳이 있어 이를 ‘완주 BTS 힐링성지’라 부른다. 저수지 오성제의 소나무, 위봉산성 성문 등에서 화보 속 모습과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게 이곳을 찾는 여행객의 ‘국룰’이 됐다. 산성 동문 쪽 높이 60m의 위봉폭포도 완산 8경의 절경이다.


●아이들 재잘거림 반가운 농촌체험마을

경천면의 경천애인마을은 자연친화적인 생태마을이자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다. 농촌사랑학교를 중심으로 숙박과 자연체험, 수영장, 캠핑장 등을 갖추고 있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구룡천은 1급수로 축구, 족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체육공원을 천변에 갖추고 있다. 1년에 1만여 명 이상 찾던 명소였으나 코로나19로 한동안 적막감만 감돌았다. 다행히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학생 단체방문이 재개되어 예전의 활기가 돌아왔다.

경천애인 농촌사랑학교에서 운문골 마실길을 따라 올라가면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임도를 활용해 조성한 계곡 옆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쉴 수 있는 벤치와 아담한 숲속 도서관도 있다.


●되재성당과 화산애빵끗, 여유로운 정취


한옥양식이 인상적인 되재성당은 서울 약현성당에 이어 1895년 두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다. 6.25때 소실된 걸 2008년 복원했다. 남녀가 유별했던 구한말 세태를 반영하듯 성당의 출입구는 왼쪽 남자, 오른쪽 여자로 나뉘어져 있다. 장유유서에 따라 어린이, 중년, 노인의 문도 구분했다.

되재성당 인근 ‘화산애빵긋’은 아담한 동네 빵집이다. 독특하게 사람이 없는 무인빵집이어서 빵을 고르고 계산은 가게에 적힌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빵 맛도 꽤 좋지만 그보다 가게가 있는 동네 분위기 자체가 한없이 여유롭고 정겹다.

마지막으로 완주여행의 추억을 완성할 향토 맛집을 찾는다면 묵은지닭볶음탕의 ‘곰바위가든’이나 푸짐한 한상 차림의 ‘시골밥상’을 추천한다.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현지 식재료로 만든 소박하지만 꽤 여운이 깊은 맛을 만날 수 있다.

완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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