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외쳐 온 “전국, 노래자랑!”…송해 “이젠 그만 둘 때가” 고사

입력 2022-05-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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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송해가 건강상의 이유로 34년 동안 진행한 KBS 1TV ‘전국 노래자랑’의 하차를 고민 중이다. 사진제공|KBS

“건강 자신 없어” 제작진에 하차 뜻 전해
KBS “확정 아니지만 선생님 의견 존중”
“이제 그만 둘 때가 된 것 같다.”

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95)가 1988년 5월부터 34년 간 진행해 온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건강상 이유로 하차할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매주 일요일 낮 우렁찬 목소리로 “전국∼노래자랑!”을 외쳤던 ‘국민MC’의 은퇴 가능성에 시청자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17일 KBS에 따르면 송해는 건강에 이상을 느껴 현재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위중한 상태는 아니지만 고령임을 감안한 결정이다. 올해 1월 한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그는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확진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최근 제작진에게 “건강에 자신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각지를 돌며 제작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장거리 이동이 잦아 고령의 몸으로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기 쉽지 않은 탓이다.

제작진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해오다 다음 달 제작을 재개키로 하면서 하차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작진은 하차 여부와 함께 ‘전국노래자랑’의 후임 진행자에 대해서도 송해와 논의 중이다. 앞서 그가 방송을 통해 후임자로 꼽은 방송인 이상용(78), 이상벽(75)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건강을 걱정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하차를 확정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어떤 방향이든 송해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해에게 ‘전국노래자랑’은 ‘국민MC’로 발돋움하게 한 발판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그런 만큼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 지난해 11월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을 통해 “이 프로그램으로 3세부터 150세까지 1000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를 만나왔다”며 “내게는 운명과도 같다”고 돌이켰다.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성실함으로도 방송가 후배들의 모범이 됐다. 송해는 2020년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철저한 리허설”을 방송 철칙으로 꼽으며 “진행 30여 년째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는 올해 1월 ‘최고령 TV 음악 탤런트 쇼 진행자’ 부문으로 그의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를 추진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를 “큰형님”으로 따랐던 이상용은 이날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후임 등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체중이 많이 빠지는 등 송해의 건강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송해가 방송가의 전설이자 살아있는 국보”라면서 “마이크를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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