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 하림 ‘퍼스트 키친’ 식품 공장에 가다

입력 2022-05-18 09:2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하림이 맛과 건강을 추구한 라면, 자장면, 즉석밥 등을 선보이는 등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 미식밥’을 소개하고 있는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제공 | 하림

무쇠 솥에서 두차례 뜸, 고슬고슬한 밥이 일품!

즉석밥 ‘더 미식밥’ 총 11종 선봬
100% 국내산·無 첨가물 자신감
프리미엄 라면·자장면도 큰 인기
김홍국 회장 “원칙 잘 지켜 생산”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 하림이 ‘프리미엄’을 내세운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섰다. 기존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맛과 건강을 추구한 라면, 자장면, 즉석밥 등을 내놓은 게 핵심이다. ‘식품의 본질은 자연에 있으며, 신선한 식재료로 최고의 식품을 만든다’는 식품 철학을 토대로 자연·신선·최고의 맛을 추구한다. 그 중심에는 13일 기자가 찾은 ‘퍼스트 키친’ 식품 공장이 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라면, 자장면, 즉석밥 등의 생산 공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자연, 신선, 최고의 맛 추구

프리미엄 식품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선보인 ‘더(The) 미식 장인라면’이다. 퍼스트 키친 K2에 위치한 라면 생산 공정에서는 깨끗한 생산 설비 및 자동화 시스템과 함께 전신을 감싸는 방진복,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작업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액상 스프에 들어가는 육수는 사골,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를 기본으로 버섯 및 양파, 마늘 등 각종 채소를 20시간 동안 끓여 만든다.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분말이 아닌 육수를 그대로 농축해 액상 스프를 만든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자연 재료만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주변 농가에서 직접 재료를 공급받고 육수의 기본이 되는 닭뼈 또한 인근 하림 육가공 공장에서 바로 가져와 신선도를 더했다.

면은 유탕면이 아닌 칼로리가 낮은 건면으로, 평균 130도의 강한 열풍을 쏘여 건조시킨 후 저온에서 서서히 말리는 제트노즐 공법을 사용했다. 면발 안에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형성해 더욱 쫄깃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건면으로 만든 만큼, 야식으로 먹어도 다음날 얼굴이 붓지 않고 속이 편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고급 식자재와 공법으로 제작하기에 가격도 2200원으로 고가다. 하지만 3월 누적 판매량 1000만 개 돌파라는 성과를 얻었고, 이는 상품군 확대의 계기가 됐다. 4월 자장면의 식감 그대로를 살린 ‘더 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한 것이다. 황갈색 전통 춘장을 직화로 볶고 굴소스, 치킨스톡, 돈골육수 등으로 감칠맛을 더했다. 여기에 돼지고기, 양파, 감자를 잘게 갈아 넣고 볶아서 소스를 완성했다. 가격은 2인분 기준 7980원으로 역시 고가다. 하림 측은 “제대로 만들었으니 제 값을 받는 것이고, 가격에 타협할 생각이 없다”며 “향후 건강식과 라면을 조합한 상품군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 익산 소재 ‘퍼스트 키친’의 라면, 즉석밥 생산 공정. 사진제공 | 하림



●쌀과 물만으로 살린 밥 본연의 풍미

16일에는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미식밥’을 선보였다. 백미밥을 비롯해 귀리쌀밥, 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등 총 11종으로 구성했다.

첨가물 없이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어 밥 본연의 풍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첨가물 제로는 최첨단 무균 설비인 ‘클린룸’에 즉석밥을 통째로 넣어 뛰어난 살균 효과를 구현했기에 가능했다. 이는 퍼스트 키친 K3에 위치한 즉석밥 생산 공정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무쇠솥에서 두 번 뜸들여 식감을 유지하고, 밀봉한 밥에 100도 이상의 고온 물을 분사하는 열수 분사 방식으로 뜸을 더 들였다. 이렇듯 뜸들이는 과정을 천천히 진행하면, 용기 비닐이 밥에 달라붙지 않아 밥알이 눌리지 않는다. 실제 ‘더 미식밥’을 뜯어보면 밥 윗부분이 눌리지 않고 모양이 일정하게 유지돼 있으며 밥의 고슬고슬함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2300원으로, 경쟁사 대비 높게 책정됐다. 경쟁사 가격은 오뚜기의 ‘오뚜기밥’ 1380원, CJ제일제당의 ‘햇반’ 1850원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더 미식밥’은 어머니의 집밥처럼 좋은 쌀과 맑은 물로만 짓는다.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죄책감을 갖지 말라. 이처럼 원칙을 지키고, 진실과 신뢰로 다가간다면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했다. 또 “닭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단백질 식품과 가정간편식을 생산·가공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산|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