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대전하나 건진 이진현 “실점해도 언제든 만회골 넣을 수 있다” [사커피플]

입력 2022-05-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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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 이진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의 축구는 후반 12분 3번째 실점 후부터 시작됐다. 3골차로 뒤진 상황에서 절망에 빠질 법했지만, 이진현(25)의 왼발이 팀을 구했다.

대전하나는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1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3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 중반부터 4골을 몰아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홈 15경기 무패를 이어간 대전하나는 7승5무2패, 승점 26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대역전극의 주연은 1골·2도움을 올린 이진현이었다.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후반 19분 공민현, 30분 조유민의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34분 3-3 동점을 만든 레안드로의 헤더골도 공이 부산 수비수의 머리에 맞긴 했지만, 이진현의 위협적인 킥에서 비롯됐다. 후반 44분에는 이진현이 직접 부산 수비진 사이를 관통하는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군 뒤 이진현은 “(레안드로의 골 상황에서) 어시스트로 기록된 것 아니냐?”며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우리 팀이 득점하는 게 더 기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골을 넣어서 만족한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0-3 상황에서도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역전승의 동력을 밝혔다.

대전하나는 최근 실점이 부쩍 많아졌다. 9일 김포FC와 홈경기에서 4골이나 허용한 것을 포함해 4경기 연속 실점이다. 패배 위기에 몰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꾸준히 승점을 쌓고 있다. “우리 팀에는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실점을 해도 언제든 만회골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이진현의 말에서 대전하나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반 12분 발렌티노스의 부상 이후 수비가 붕괴된 부산과는 달랐다.

대전하나 이진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간 이진현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주목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그러나 포항 스틸러스~대구FC를 거쳐 지난해 대전하나로 이적하는 동안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다. 올 시즌도 아직 6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점차 대전하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상 때문에 동계훈련을 하지 못했고, 2경기를 하고 또 다쳤다”는 이진현은 “그래도 조급함을 갖기보다 천천히 준비해서 경기에 투입됐을 때 실력을 보여주려고 했다. 지난 시즌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한 것이 좋은 플레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현의 목표는 K리그1(1부) 승격이다. 지난해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강원FC를 넘지 못했을 때 힘을 보태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그는 “작년에 아쉽게 승격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실망하고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에너지가 생겼다. 올해 충분히 승격을 노릴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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