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우승 노린다고? 승리가 부끄러운 전북의 처참한 경기력

입력 2022-05-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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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맞대결 2연패를 끊고 리그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린 승리.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끝난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얻은 결과만 보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북의 경기력은 이날 승리를 부끄러워해야 할 정도로 처참했다. 이대로라면 통산 10번째, 6시즌 연속 K리그1 우승 도전은 언감생심이다.


전북은 포항을 1-0으로 꺾고 6승4무3패, 승점 22로 순위를 5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다. 선두 울산 현대(9승3무1패·승점 30)와 간격을 좁히진 못했지만, 개막 초반의 극심한 부진에선 탈출한 듯 보인다.


다만 전북의 심각한 경기력을 보면 과연 향후 울산과 우승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 전 김상식 전북 감독은 “좌우 풀백인 김진수와 김문환을 더 공격적으로 배치했다. 윙포워드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측면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반 14분 쿠니모토의 선제골이 터질 때까지는 김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하는 듯했다. 오른쪽 측면수비수 김문환의 적극적 오버래핑으로 생긴 기회가 쿠니모토의 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후 전북의 측면공격은 사라졌다. 중원사령관 백승호가 빠진 미드필드에서 공이 돌지 않자, 측면에서 공격 시도는 점점 위력을 잃었다.


전북은 전반전 중반 이후로는 포항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이수빈의 투입과 함께 포항 중원이 단단해진 후반전에는 전북의 열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중앙에서 이수빈이 활발하게 패스를 뿌려주고, 고영준이 좌우 측면을 파고들자 전북은 무게중심을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전북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선수 개개인의 활약도 실망스러웠다. 그간 질책성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선발로 복귀한 쿠니모토, 75%의 선방률을 기록한 골키퍼 송범근을 빼면 칭찬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이적 후 처음 스틸야드를 찾은 송민규는 포항 홈팬들의 야유에 위축됐고, 일류첸코와 구스타보의 움직임은 둔했다. 포항 스트라이커 모세스가 자신에게 온 절호의 찬스들을 살렸다면 전북으로선 큰 망신을 당할 뻔했다. 김 감독은 부진 원인에 대해 “선수들이 체력적 문제로 몸이 무거웠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었다.


똑같이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울산을 보면 전북은 더욱 초라해진다. 5일 수원 삼성에 시즌 첫 패(0-1)를 당했지만, 이후 3경기 2승1무로 빠르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후유증을 떨쳐냈다.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선 파상공세 끝에 1-0 승리를 거둬 2위 그룹의 추격을 뿌리쳤다. 같은 1-0 승리임에도 울산의 1득점은 몹시 아쉽고, 전북의 1득점은 과분해 보인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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