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출신 이영표 “역대 아시아축구 넘버원? 당연히 손흥민”

입력 2022-05-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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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영표 강원FC 사장(45)은 박지성(41)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한국축구를 알린 선구자다. ‘헛다리짚기’ 드리블로 팬들을 매료시켰던 그는 2005~2006시즌부터 3시즌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70경기를 뛰었다. 2015~2016시즌 EPL에 데뷔한 손흥민(30)은 토트넘 후배다. 그런 후배가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2021~2022시즌 EPL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이집트)와 공동 득점왕(골든 부트)에 올랐다.

이 사장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손흥민이 아시아축구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리그인 EPL에서 아시아인 득점왕이 나온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유럽 5대 빅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최초다. 이 사장은 “아시아축구 역사에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아시아 최고 선수의 탄생을 알린 날인데, 이제 역대 아시아 넘버원이 누구냐고 물으면 당연히 손흥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PL을 경험한 이 사장은 득점왕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그는 “득점왕이 되려면 팀이 강해야한다. 그런데 강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그걸 뚫어야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면서 “팀 내 경쟁은 1차 관문일 뿐이다. EPL에는 강팀이 수두룩하다. 그런 강팀의 에이스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야만 득점왕이 된다. 손흥민은 정말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22골과 23골의 차이는 크다.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 득점왕에 올랐기에 영원히 역사에 남는 골잡이가 된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 사장은 손흥민의 기복 없는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이후 이번 시즌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자기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사장은 “갑자기 23골이 툭 튀어나온 게 아니다. 기복 없는 플레이가 밑거름이 됐고, 이는 탑 클래스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표 강원FC 사장. 사진제공|KFA


이 사장은 손흥민의 강점으로 ‘스피드’와 ‘볼 없을 때의 움직임’, 그리고 ‘마무리’를 꼽았다. 이 3가지가 잘 어우러져 직선적이면서도 간결한 골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마음가짐이다. 이 사장은 “경기에 임하는 한결같은 태도가 오늘의 손흥민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양발을 모두 잘 쓴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시즌 득점도 23골 중 왼발로 12골, 오른발로 11골을 넣었다. 원래 오른발잡이였지만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하루 1000개 이상의 슈팅 훈련을 통해 왼발 사용 능력을 키웠다. 이 사장은 “양발잡이는 막강한 무기”라고 했다. 그는 “수비수 입장에서 가장 힘든 스타일이 양발잡이”라면서 “오른발잡이든 왼발잡이든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수비수는 결정적인 순간에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어느 발에서 슈팅이 나올지 모른다. 왼쪽을 막으면 오른쪽, 오른쪽을 막으면 왼쪽으로 해결하니 수비수는 엄청 골치 아프다”며 웃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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