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윤균상 눈물 “삼청교육 피해, 몰랐는데 죄송” (꼬꼬무) [TV체크]

입력 2022-06-09 2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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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7일 ‘삼청교육 피해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라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9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약칭 ‘꼬꼬무’)에서는, ‘순화’, ‘갱생’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삼청교육대’의 가혹행위를 파헤쳐보고, 지금도 또렷이 새겨져있는 그날의 공포를 피해당사자들의 절절한 호소를 통해 조명한다.
“우리 아들 못 봤어요?”
“내 동생이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데….”
“거기가 어디라고요? 도대체 왜요?”

‘꼬꼬무’ 제작진에 따르면 때는 1980년 서울. 무더운 여름, 평범한 이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기묘한 일이 발생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놀던 고등학생 이승호(18, 가명), 동네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던 한일영(23), 형과 함께 사진관을 운영하던 박이수(24) 역시 한순간에 사라진다.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

“너희는 하늘을 볼 자격도 없다.”
“너희 같은 인간쓰레기들은 죽어 나가도 눈 깜짝할 일 없어!”

‘탕! 탕! 탕!’ 귀가 찢어질 듯한 공포탄 소리와 함께 빨간 모자를 쓴 군인들의 몽둥이세례가 쏟아지는 이곳은 바로 ‘군부대’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중학생 정도 되는 앳된 소년에 여성들까지 이렇게 갑자기 군부대로 끌려가게 된 사람들이 무려 4만 명에 이른다. 이 많은 사람은 도대체 왜 이곳으로 끌려온 걸까.


● 불량배는 단 한 명도 놓치지 마라

1980년 8월 ‘사회악 일소 특별 조치’ 일명 ‘불량배 소탕 작전’이 발표됐다. 사회악을 제거하고 새 사람을 만든다는 명분 아래 대대적인 홍보가 진행된다. 불량배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고, 정말 그곳에 가면 ‘새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아래 숨겨진 진실은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훈련과 쏟아지는 매타작, 끔찍한 가혹행위로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까지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일은 따로 있었다.

“여기서 살아나가려면...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했다."

가축보다 못하면 고기도 먹지 말라는 이곳의 끔찍한 규율. 인간의 존엄성을 지우고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해야만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불량배 교육장의 24시간이 낱낱이 공개된다.



● 43년 만의 용기

18살 고등학생이었던 이승호 씨가 카메라 앞에 섰다. 걱정돼 전날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다.

“너 미쳤어!? 그 이야기를 뭐 하려고 해?!”

방송에 나가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겠다고 하니 주위에서는 극구 말렸다고 했다. 사회가 아무리 좋아졌어도 여전히 인식이 안 좋은데 굳이 나가서 말할 필요가 있냐고 했다. 무려 43년이 지났는데도 승호 씨가 털어놓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승호 씨가 카메라 앞에 앉은 이유를 들어본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날 이야기’는 장트리오와 이야기 친구들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터져버린 이야기 친구들

개그맨 정성호가 장성규 이야기 친구로 다시 찾아온다. 초반 신들린 성대모사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그는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순식간에 몰입하며 장성규와 눈시울을 붉히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장현성 이야기 파트너 임지연도 ‘꼬꼬무’에 찾는다. 임지연은 증언자들의 끔찍한 이야기에 연신 깊은 충격을 받았고 “이 이야기를 몰랐다는 게 죄송스러워요”라며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현장을 울음바다로 만든다.

돌아온 반가운 이야기 친구 윤균상은 이번에는 장도연 이야기 친구로 등장한다. 장현성에 이어 장도연은 얼마나 잘할지 기대하고 왔다는 유쾌한 장난으로 녹화를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들으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 윤균상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날 이야기를 듣고 “나도 ‘삼청교육대’에 대해 잘 모르고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을 반성한다”며 진한 울림을 전했다.

방송은 9일 목요일 밤 10시 30분.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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