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럽인 최초’ 김재열 ISU 회장 당선이 던진 메시지

입력 2022-06-12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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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사진제공|대한빙상경기연맹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집행위원(54)이 세계빙상계를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다. 비유럽인으로는 최초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삼성글로벌리서치 글로벌전략실장(사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10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58회 ISU 정기 총회에서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패트리샤 세인트-피터(미국), 수잔나 라카모(핀란드), 슬로보단 델리치(세르비아) 등이 출마한 가운데 김 회장은 68개국, 85개 연맹의 유효표 119표 중 77표(64.7%)를 얻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892년 설립된 ISU 역사에서 김 회장의 당선은 큰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ISU 회장은 네덜란드가 3회, 스웨덴이 2회,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노르웨이, 이탈리아가 각 1회씩 배출했다. 11명의 전임 회장 모두 유럽인이었다. 가장 오래 재임한 인물은 제2대 회장인 빅토르 발크(스웨덴)로, 1895년부터 1925년까지 무려 30년간 재임했다. 최근에도 오타비오 친콴타(이탈리아)가 1994년부터 2016년까지 22년간 회장을 맡았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일단 2026년까지 4년이다.

ISU는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동계올림픽의 핵심 종목들을 관장하는 매머드 단체다. 이 종목들은 한국의 메달밭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향후 한국빙상계는 물론 스포츠계 전반의 외교력 확대에도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의 당선으로 한국은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에 이어 올림픽 정식종목 국제연맹(IF) 수장 2명을 보유하게 됐다.

김 회장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2011년부터 제29~31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아 연맹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한편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ISU 집행위원으로 일해왔다.

김 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수익 창출과 시장 확대, 빙상 약소국 및 저개발 국가의 지원을 통한 기회 확대, IT 활용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 추진, 선수 보호 프로그램 강화, IOC 및 타 스포츠 단체들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강화 등을 내걸었다.

김 회장은 “스포츠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경제, 문화,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사례를 모델로 삼아 동계스포츠에서 소외된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희망과 격려, 성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아울러 국제 스포츠의 폭 넓은 발전에 기여하고 봉사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번 ISU 정기 총회에 참석해 김 회장의 당선을 도왔던 대한빙상경기연맹 윤홍근 회장은 “김재열 회장은 혁신을 통해 변화를 선도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리더”라며 “오랜 시간 여러 스포츠 단체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스포츠 행정가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회장에 선출됐다”고 당선 배경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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