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중흥 도모하는 구자철 회장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 싶다”

입력 2022-06-21 14: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달라졌다. 예년만 해도 띄엄띄엄 대회가 열리며 흐름이 자주 끊기곤 했지만 올해는 시즌 두 번째 대회였던 5월 초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시작으로 한주도 빠지지 않고 경기가 계속되면서 여기저기서 ‘볼만하다, 재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수들은 “몸은 피곤하지만, 골프할 맛 난다”며 반가운 표정이다.

스토리도 풍성해졌다. 김비오(32·호반건설)가 홀로 2승을 거두며 10년 만의 상금왕 탈환에 나섰고, 장희민(20·지벤트) 박은신(32·하나금융그룹) 양지호(33·캘러웨이) 신상훈(24·PXG) 등은 숱한 역경을 딛고 생애 첫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남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3년째 KPGA를 이끌고 있는 구자철 회장(67)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남춘천CC에서 만난 구 회장은 “지난해보다 늘어 올 시즌 역대 최다인 22개 대회가 잡혀 있다. 7월 초순까지 9주 연속 대회가 열린다. 매주 남자 선수들의 플레이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팬들이 부쩍 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 대회 최종라운드 때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한다. 유별나다 싶을 만큼 남자골프에 대한 애정이 깊다.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 싶다

2020년 회장을 처음 맡았을 때, ‘왜 남자 대회를 우리가 후원해야 됩니까?’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코리안투어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KPGA 수장이 아니라 KPGA를 위한 장사꾼이 되자’는 마음가짐으로 스폰서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뛰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성과 중 하나가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는 올 시즌이다.

구 회장은 “내가 3년째 대회장을 빠지지 않고 가는 이유는 KPGA 선수 한 명 한 명이 곧 우리의 소중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는 필드 위에서 화려한 스타가 되고, KPGA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최고가 돼야 스폰서들에게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육성


지난해 아마추어와 KPGA 회원이 함께하는 ‘KPGA AM-PRO 오픈’, 올해 초 유소년 선수와 코리안투어 선수가 함께하는 ‘타임폴리오 위너스 매치플레이’를 새로 만들어 ‘대박’을 쳤던 KOPGA는 올 시즌에는 ‘위믹스 2022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를 창설했다. 독특한 한국만의 ‘골프 구단’ 문화를 기반으로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연간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는 각 구단들의 미디어 노출 빈도를 높이고,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도 단체 스포츠로서 골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모든 것이 KPGA와 선수, 두 브랜드를 활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구 회장은 “이번 시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위믹스 2022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는 투어 선수와 그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 모두를 홍보하는 것이 창설의 가장 큰 목표”라며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투어와 투어 선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프로골프 구단 리그는 처음에 16개 구단으로 출발했지만 시작 후 한 달이 조금 넘어 3개 구단이 추가로 합류했다. 구 회장은 “선수는 스스로 본인의 브랜드를 어필하고,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 또한 리그와 그들이 후원하는 선수를 통해 브랜드 가치 창출 효과를 얻고 있다”고 확신했다.


●2023년 25개 대회 개최 목표

4년 임기의 3년 차. 그는 “처음 협회를 맡았을 때 내가 기대했던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당장 내년에는 올해보다 3개 많은 25개 대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규 3개 대회 유치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주최사 중에서 중단하는 곳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구 회장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중계권료 협상. “올해로 중계권 계약이 만료된다”면서 “역대 최다 대회, 최다 상금 규모를 경신하며 남자골프가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중계권에 대한 객관적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며 역대 최대 금액으로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PGA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완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구 회장은 연임 의지를 묻자 “투어를 산업적으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앞으로 내게 남아있는 1년 반의 시간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는 말로 ‘골프계 안팎의 뜻이 모아진다면’ KPGA 회장직을 한번 더 맡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남자골프에 깊은 애정이 생겼고, 장기적인 비전도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 때문에…”라고 덧붙이면서.

춘천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