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사진제공 | Kt 위즈
박병호는 2일까지 팀의 77경기 중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272타수 72안타), 27홈런, 67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전반적인 성적은 타율 0.343, 53홈런, 146타점을 올린 2015시즌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홈런 페이스만큼은 이 때 못지않다.
박병호는 2015시즌 팀의 81번째 경기에서 26, 27호 홈런을 날렸는데, 올 시즌에는 팀의 77번째 경기에서 27호 아치를 그리며 4경기를 앞당겼다. 그뿐 아니라 2015년 11.7타석당 1개였던 홈런이 올해는 11.2타석당 1개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남은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50.5홈런으로 올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50홈런은 총 5차례 나왔다. 1999년 이승엽(54홈런)을 시작으로 2003년 이승엽(56홈런)과 심정수(53홈런), 2014년(52홈런)과 2015년 박병호가 해냈다. 2015년 29세였던 박병호는 이미 최고령 50홈런의 주인공이다. 만약 올해 36세의 나이로 50홈런 이상을 쳐내면, 당분간 최고령 50홈런 기록은 깨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박병호의 홈런 퍼레이드는 5월부터 본격화됐다. 4월 한 달간 5개에 그쳤지만, 5월 11개~6월 10개에 이어 7월에도 2일 수원 두산전에서 1개의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의 홈런쇼를 바라보는 이강철 KT 감독도 그저 흐뭇할 따름이다.
기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반등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9년 33홈런을 쳐낸 뒤 2020년 21홈런, 2021년 20홈런에 타율까지 급락한 까닭에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KT 이적 후 소위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뽐내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제는 본인의 타이밍을 확실히 잡았다. 처음에는 그 타이밍이 어색했지만, 이제는 정확히 자기 것으로 만든 느낌”이라며 “홈런이 하나둘씩 나오다보니 이제는 자신감도 커지고, 멘탈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나는 ‘삼진 10개를 당해도 홈런 하나만 치면 된다’고 말해준 것밖에 없다. 무엇보다 홈런의 영양가도 상당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