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서예지 캐릭터 배경엔 결핍 있었네 (이브)

입력 2022-07-04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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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지, 박병은, 유선, 이상엽 각자가 지닌 ‘결핍’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tvN 수목드라마 ‘이브’(연출 박봉섭 극본 윤영미) 제작진은 운명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선 이라엘(서예지 분), 강윤겸(박병은 분), 한소라(유선 분), 서은평(이상엽 분)이 지닌 결핍을 정리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라엘은 기업 LY로 인해 부친이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후 어린 나이에 복수를 다짐했다. 이후 라엘은 김선빈이라는 이름으로 장문희(이일화 분)와 가짜 모녀관계를 이루며 13년간 설계해온 복수를 시작했다. 라엘은 자신의 모친 살해범이 소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소라를 이혼시키고 기업 LY의 안주인이 되기 위해 복수 속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라엘에게는 부친 살해를 사주하고 움직인 한판로(전국환 분), 김정철(정해균 분)뿐만 아니라 모친 살해범인 소라와 여기에 얽혀 있는 윤겸까지도 모두 복수 대상이다. 그러나 복수 과정에서 라엘은 윤겸에 대한 사랑을 알아채며 삶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문희 배신까지 겪으며 애정 결핍을 보인다. 더욱이 지난 회차에서 라엘은 가족사진을 손에 꼭 쥐고 분노의 눈물을 보여 라엘이라는 인물 자체가 무슨 생각을 지니고 복수라는 큰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낸다.
윤겸은 기업 LY의 초대회장인 부친 강본근(이승철 분)과 가사도우미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그가 어린 시절 자신을 낳아준 생모가 교통사고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이후 혼외자로 이유로 끊임없이 핍박받기도 했다. 하지만 윤겸은 자신 결핍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라엘을 만난 이후 변해가고 있다. 윤겸은 부친 강본근과 장인 한판로를 누르고 기업 LY의 꼭대기에 서기 위해 나아가는가 하면, 여태껏 참고 살아왔던 아내 소라의 행동거지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10회에서 윤겸은 자신을 생각해주는 라엘의 진심을 느끼고, 그녀의 바람대로 소라에게 이혼을 통보한 바. ‘라엘의 남자’로서 보여줄 윤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런가 하면 소라가 남편 윤겸에게 집착하고 결혼을 유지하려는 이유가 부친 한판로의 가정 폭력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살기 위해 엄마의 아픔을 모른 척했다는 그녀의 죄책감이 드러났다. 앞서 한판로는 사위인 윤겸에게 뒤통수를 맞은 뒤, 남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소라를 무자비하게 패대기치며 분노를 터뜨렸다. 결국 소라는 무릎을 꿇고 비는가 하면, 부친 밑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결혼 생활을 지키겠다며 두려움 짙은 눈물을 쏟아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 회차에서 소라는 끝내 윤겸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게 된 상황. 이에 소라가 부친 밑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어떤 행동을 보일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최연소 국회의원인 은평은 고아원 출신이다. 과거 그는 자신과 같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권변호사가 됐었지만, 자신을 친아들처럼 돌봐주던 이태준(조덕현 분) 처절한 죽음을 목격한 이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자 국회의원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은평의 인생은 이태준의 딸 라엘이 인생을 건 복수를 시작했음을 알게 된 후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이했다. 은평은 라엘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그녀를 지키고자 복수에 동참했다. 이에 그는 한판로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대통령 비서실장 제안을 수락하며 복수 대상들의 세계에 침투할 발판을 마련하며 적극적인 조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과연 은평이 라엘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제작진은 각 캐릭터 결핍에 의한 심리 변화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애초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지 의문이다. 복수를 위해 범죄를 용인하는 것도 모자라 타인의 심리를 조종하는 행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개연성도 부족하다. 연민과 애정을 착각하는 변수도 많다. 난데없이 여자로 보이고 흠모하는 서사는 억지스러움에 가깝다. 그런데도 작품이 주는 메시지라면 ‘저렇게 살지 말자’다. 관연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이브’는 어떤 결말을 내놓을까.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 과정이 그나마 존재하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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