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8, 그 이상을 바라봐야”…우상혁을 향한 이진택 대구교대 교수의 믿음

입력 2022-07-04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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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스포츠동아DB

“육상계 발전을 위해 2m38 이상을 바라봐야죠.”

한국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높이뛰기 2m30대의 벽을 깬 이진택 대구교대 교수(50)는 제자 우상혁(26)을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우상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2022세계선수권에 2m38 돌파를 목표로 출전한다.

이 교수는 1997년 6월 제26회 전국종별선수권에서 당시 한국 기록(2m27)을 경신한 2m34를 뛰며 한국 육상의 신기원을 열었다. 우상혁은 이 교수가 보유한 기록을 지난해 2020도쿄올림픽(2m35)에서 경신했다. 올해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2m36)에선 또 한 번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교수와 우상혁은 주니어국가대표 시절 사제의 연을 맺었다. 이후 대한육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과 선수로서 인연을 이어왔다. 우상혁의 성장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상혁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2m26으로 예선 탈락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2m28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2m30대 진입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이 교수는 “(우)상혁이가 지난 1년간 보인 성장세는 10년 이상의 노력이 뒷받침 된 덕분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주저앉는 선수도 많지만 스스로 이겨내며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숙적’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는 우상혁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존재들이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 기록 보유자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2m45)와 현역 시절 내내 경쟁한 이 교수는 숙적은 곧 동반자라고 봤다.
그는 소토마요르와 경쟁을 회상하며 “1993년 소토마요르는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트랙 환경에서도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를 보며 큰 자극을 받았다”며 “바심과 탐베리는 주요 국제대회에서 계속 만날 경쟁자다. 숙적이 있어야 함께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2m38 기록 도달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도움닫기와 발구름 동작이 80% 이상 완성됐다. 기록은 언젠가 경신되며 시간이 관건”이라며 “상혁이는 나머지 20%만 갖추면 2m40의 벽도 넘어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 교수는 “도쿄올림픽 이후 (육상연맹 차원에서) 높이뛰기 TF팀이 구성돼 호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육상 저변과 후원 확대로 타 종목에도 TF팀이 생기면 한국 육상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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