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키움 턱밑 추격, SSG 김원형 감독 “잠실 경기? 봤죠” [런다운]

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선수들도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SSG 랜더스는 6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 도중 타 구장 경기 결과를 지켜봤다. 잠실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이다. 선두 SSG는 키움에 1.5경기차로 앞선 상태였다. 키움은 이날 2-0으로 앞서다 7회말 허경민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단숨에 역전당해 결국 2-5로 졌다.

같은 시각 SSG의 경기는 8회초 롯데 공격을 앞두고 잠시 중단됐다. 4-8로 추격하고 있었다. 7회말 추신수, 최지훈의 연속타자 홈런 등으로 추격의 불씨를 키웠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렸다. 결국 이날 오후 8시52분 경기가 중단됐다.

양 팀 벤치는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린 뒤 한참을 기다렸다. 빗줄기가 점차 가늘어졌지만, 그라운드에는 여전히 물이 고여 있었다. 그럼에도 중단시간 마지노선인 30분이 채 지나기 전 재개가 결정됐다. 1승이 절실했던 SSG 벤치의 의중이 반영된 듯 보였다. SSG는 포기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오후 10시1분 재개 후 5-12로 패했지만, 이겼다면 경기차를 벌려 숨통도 틔울 수 있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7일 인천 롯데전에 앞서 ‘우천중단된 뒤 잠실 경기를 봤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봤다”고 웃으며 “선수들도 다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전반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또 “우리 팀만 아니라 키움도 아마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현재 1, 2위의 기세는 매섭다. 6일까지 SSG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로 선전했다. 그런데 키움은 같은 기간 9승1패를 기록했다. 이처럼 팽팽한 와중에도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SSG 선수단은 고무돼 있다. 추신수는 “순위가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래도 우리 경기에 집중하면서 매 경기 이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생각도 같다. 김 감독은 “상위권에 있는 팀들이 계속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서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우리 팀이 밀리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