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끝판대장’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은 7월 들어 악몽과도 같은 나날들을 보냈다. 13일까지 7월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ERA) 23.14(2.1이닝 6자책점)로 무너졌다. 결과보다 내용이 좋지 않아 우려가 컸다. 2차례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한편 홈런과 볼넷도 3개씩 허용했다. 10연패 동안 오승환을 내보내고도 2차례 역전패를 당한 까닭에 삼성의 부진은 더욱 부각됐다.

오승환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마무리투수다.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돌아온 2020시즌에도 안정감을 뽐냈고, 지난해에는 64경기에서 2패44세이브, ERA 2.03을 기록하며 ‘끝판대장’의 면모를 한껏 드러냈다.

올해도 6월까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믿음직했다. 29경기에서 2승18세이브1홀드, ERA 2.40으로 순항했다. 한국(357세이브), 미국(42세이브), 일본(80세이브) 무대 통산 479세이브를 올리며 목표로 정한 통산 500세이브에도 한 걸음씩 다가갔다. 그러나 7월 들어 부진을 거듭하며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고, 시즌 ERA는 3.90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발목 부상 여파로 구위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그러나 오승환을 향한 허삼영 삼성 감독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14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고 오승환의 보직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부상에 따른 구위 저하는 아니다. 팀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오승환 본인도 지금의 좋지 않은 흐름을 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4일 경기 전에도 훈련을 모두 소화한 뒤 파이팅을 외치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허 감독은 “오히려 오승환의 몸 상태는 5월과 비교해 지금이 훨씬 좋다”고 단언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