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변화의 바람’…MZ세대에 어필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사진제공 | KBS

KBS가 ‘MZ세대’를 겨냥한 예능프로그램들을 대거 제작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최근 연애, 상담 등 20~30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내세워 ‘젊은 채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일일·주말드라마 방영에 주력하며 중장년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1일과 12일 연달아 첫 방송한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와 ‘오케이? 오케이!’가 대표적이다.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는 이별한 커플들의 재회 과정을 담아 요즘 방송가의 트렌드로 꼽히는 연애 소재를 녹여냈다. ‘오케이? 오케이!’는 MZ세대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진행자로 내세운 상담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의 연령대도 20~30대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요즘것들이 수상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20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30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는 ‘리슨 업’은 팔로알토, 빅나티, 픽보이, 정키 등 젊은 세대 마니아층을 보유한 음악프로듀서들이 총출동한다. 이들의 프로듀싱 경쟁을 담는다.
사실 변화는 올 초부터 시작됐다. 조현아 예능센터장이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후 후배들에게 “MZ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들과 멀어진 거리를 최대한 좁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센터장은 최근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등을 내놓으며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반기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콘텐츠들을 연말까지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콘텐츠들이)성공할 것이라 자부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다만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첫 방송한 프로그램들이 2%대(닐슨코리아) 시청률에 머물렀다. 공영방송으로서 “파격 도전”이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14일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당분간 시청률 성과가 미미하더라도 젊은 채널로서 인식되기까지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며 “새로운 소재와 출연자를 발굴하는 노력으로 이미지 쇄신에 힘써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