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에서 클리닝 타임 때 롯데 이대호가 은퇴투어 기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에서 클리닝 타임 때 롯데 이대호가 은퇴투어 기념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서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열렸다. 허구연 KBO 총재, 이승엽 KBO 기술위원이 기념액자와 꽃목걸이를 선물했다. 이대호는 아내 신혜정 씨와 딸 이예서 양, 아들 이예승 군과도 기쁨을 함께했다.

신 씨는 “처음 만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아빠, 최고의 남편으로 함께해줘 정말 고맙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대호는 “나보다 아내가 더 울 줄 알았다”며 울먹인 뒤 “앞으로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공감한 은퇴투어였다. 이대호가 속한 드림올스타는 물론 나눔올스타 관중석에서도 “이대호 선수, 고맙습니다”라며 응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 모인 10개 구단 팬들은 응원팀을 가리지 않고 이대호의 응원구호를 따라 불렀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대호의 은퇴투어 자격 여부를 따지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지난해 은퇴한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은퇴투어를 고사한 영향도 컸다. 박 위원은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2504안타를 친 선수다. 그럼에도 생긴 부정 여론 탓에 직접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9개 구단이 박 위원의 은퇴 행사를 마련해줬다.

이번에는 KBO 차원에서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시작했다. 다른 9개 구단도 만장일치로 은퇴투어를 열겠다고 동참했다. 이대호는 한·미·일 통산 2824안타, 474홈런을 친 타자다. 태극마크를 처음 단 2006도하아시안게임부터는 ‘조선의 4번타자’로 불리며 맹활약했다. 처음부터 이견이 없었어야 했다는 분위기였다. 부산 수영초 동창 추신수도 “(이)대호가 아니면 누가 은퇴투어를 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앞으로 9번 남았다. 롯데의 구단 공식 은퇴식까지 더하면 10번을 기념하는 셈이다. 이대호는 “(KBO와 타 구단에서) 내 은퇴 행사를 열어주셔서 정말 기쁘다. 이렇게 큰 축제의 자리에서 10개 구단 팬들과 함께 나를 배웅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