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얼굴’

영화 ‘니얼굴’


영화 ‘니얼굴’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미디어에서 발달장애인을 담아내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고통과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서의 차별을 중점적으로 담아내던 과거와 달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담아내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개봉한 저예산 독립영화 ‘니얼굴’이 18일까지 1만2265만 관객을 모았다. 독립영화에서 1만 관객은 상업영화에서 100만 명에 맞먹는 수치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100만 관객을 넘겼을 정도로 대형 블록버스터와 액션 영화로의 관객 편중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독립영화 중에서도 가장 관객을 모으기 힘들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인 ‘니얼굴’의 1만 돌파는 더욱 눈길을 끈다.

영화 ‘니얼굴’

영화 ‘니얼굴’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다운증후군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의 유쾌하고 소소한 일상은 담은 영화는 밝은 톤과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들에게 “모든 게 사랑스럽다”, “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늘 어둡고 불편한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난 밝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발달장애인이 아닌 매력 있는 한 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싶었다”는 감독이자 정 작가의 아버지인 서동일 감독의 기획의도가 그대로 전달된 셈이다.
1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회와 함께 ‘니얼굴’의 GV(관객과의 대화)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역시 능한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영화 속 정 작가의 모습에 대해 강조하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제공 |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제공 | ENA



극장에서 ‘니얼굴’이 조용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면 TV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지만 유능한 변호사로서 자기의 일을 해내가고 있는 주인공으로 내세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신생 케이블 채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10% 시청률을 목전에 둔 것은 물론 각종 화제성 차트 1위를 ‘올킬’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국사회가 선진사회로 발전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자 불쌍한 개체로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한명의 주체적인 한 명의 시민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인을 그리는 미디어의 태도와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