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은.


“그 동안 넘어서지 못한 55초대의 벽을 넘어 너무 기쁘다.”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제1회 광주전국수영선수권대회 6일째 자유형 100m 여자일반부에서 한국 기록이 2년 만에 경신됐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개인 통산 6번째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정소은(26·울산광역시청)이었다.

정소은은 이날 54초82의 기록으로 기존 기록(김서영·54초83)을 뛰어넘으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종전 개인 최고 기록 55초12를 뛰어넘은 건 물론 자유형 50m(25초08), 접영 50m(26초26), 혼계영 400m(4분3초38), 혼성 혼계영 400m(3분47초92)에 이어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특히 접영 50m는 2019년에 이어 2021년에도 타이기록을 수립해 이날 한국 기록은 정소은 개인에게 6번째 한국신기록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스포츠동아와 만난 정소은은 “우승은커녕 한국 기록을 경신할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꿈만 같다”면서도 “그간 힘들었던 훈련을 감내한 보상을 54초대 진입과 한국 기록 경신으로 되돌려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2세계수영선수권에서 정소은은 여자 접영 50m 준결선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만족하지 않고 단점 보완에 나선 것이 이번 대회 성과로 이어졌다.

정소은은 “매번 후반부 레이스가 약해 페이스 훈련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효율이 늘지 않았다”며 “잠영 상황에서 저항이 적다보니 돌핀킥 횟수가 늘면 후반 가속력을 더 이용할 수 있다. 돌핀킥을 기존 4번에서 10번까지 늘리려고 노력한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광주 대회를 마친 정소은은 24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소해 보강 훈련을 이어간다. 고된 일정이지만 그의 시선에는 올림픽을 향한 열망이 담겨있다. 그 동안 단거리가 약하다는 한국수영을 향한 편견을 자신이 깨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단거리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어 한국수영의 경쟁력을 세계무대에 펼쳐보려 한다.

정소은은 “나이가 적지 않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서른 이후에도 한국기록을 계속 경신할 수 있는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성적과 훈련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다해야 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