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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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올 시즌 개막 직후부터 국내 선발진에 큰 고민을 안았다. 6월을 기점으로 이민호와 김윤식이 분전한 덕에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전반기 막바지부터 다시 불안감을 드러내더니 후반기 첫 3연전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다.


김윤식은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만을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회말에는 4타자를 상대하며 무사히 넘어갔지만, 2회말 시작과 함께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2볼넷으로 흔들리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추가하지 못한 채 강판됐다. 타선이 폭발한 데 힘입어 LG가 승리를 챙겼지만, ‘선발투수가 최소 5이닝은 버텨주면 좋겠다’는 류지현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4일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민호를 대신해 1군에서 콜업된 배재준이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만 소화했다. 1회말 3안타를 맞고도 수비 도움으로 실점하지 않은 그는 2회말 4타자를 상대한 뒤 3회말부터는 불펜투수들에게 공을 넘겨야 했다.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올 시즌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은 4.04로 10개 구단 중 5위다. 하지만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의 ERA가 각각 2.24, 2.94임을 고려하면 국내 선발진의 ERA가 매우 높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닝소화능력도 아쉽다. 임찬규는 12경기에서 50.2이닝을 던졌다. 이민호는 16경기에서 76.1이닝. 김윤식은 13경기에서 58.1이닝을 책임졌다. 경기당 5이닝 이상을 기록 중인 국내투수는 한 명도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유일한 약점으로 국내 선발진을 꼽는다. 후반기에는 국내 선발진 가운데 이른바 ‘계산이 서는’ 투수가 나와야 선두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후반기 첫 등판을 준비 중인 임찬규, 2군에서 재정비 중인 이민호가 전반기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