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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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는 승리가 필요하다.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은 26일 오후 4시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대만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을 치른다. 2005년 첫 대회 우승 이후 17년만의 정상 복귀를 노렸지만, 일본(1-2 패)~중국(1-1 무)을 상대로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최종전에서 대만을 제압하더라도 이미 2승을 챙긴 일본을 따라잡을 순 없다.

트로피를 거머쥐진 못하지만, ‘벨호’는 E-1 챔피언십에서 얻은 게 상당하다. 더욱 단련해야 할 강점과 반드시 보완해야 할 약점을 동시에 확인했다. 세계적 수준에 근접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단기전을 치르는 흔치 않은 기회 속에 2023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에 대비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2019년 벨 감독이 부임한 뒤 대표팀은 발전을 거듭했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다양한 전술이 자리 잡았고, 공격에서 세밀함도 배가됐다.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준우승이란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지소연(수원FC 위민), 조소현(토트넘 위민) 등 주축 자원들과 추효주(수원FC 위민), 강채림(현대제철) 등 어린 선수들의 호흡도 조화롭다.

다만 이번 대회 승부처마다 드러났던 수비 집중력 저하, 피지컬 상의 약점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월드컵에선 더욱 큰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월드컵 본선 상대들은 아시아국가들보다 신체적으로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 대표팀 주장 김혜리(현대제철)의 말대로 대만전 승리가 필요하다. 그는 25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지배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차라리 완패를 했다면 아쉬움이 덜 했을 것”이라며 “내년 월드컵이 아픔과 아쉬움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더 높은 곳을 보며 도전하고 싶다.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